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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文대통령 화나게 만든 靑참모들의 '가벼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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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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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이런걸 말하고 다니는 사람은 청와대에 더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좀처럼 화를 표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일부 참모들에게 크게 역정을 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단행된 비서관급 인사가 청와대의 공식 발표보다 앞서 외부에 알려지자 언짢은 마음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례적 분노'에 비서실 최고위 관계자까지 경위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그 와중에 또 한 번의 큰 말실수가 있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일 야당 대표를 만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구체적 수치를 발설했다. 어이없는 실수였다. 3차 추경안은 그 규모나 중요도를 고려해 이튿날 예정됐던 국무회의 시점(3일 오전 10시)까지 범정부 차원의 엠바고(보도유예)를 설정해 둔 상황이었다. 경제정책을 계획적으로 전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경기에 최대한의 효과를 주기 위한 일종의 '약속'이다.


문 대통령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일 6차 비상경제회의 모두발언에서 "단일 추경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경을 편성했다"고만 언급했다. 이미 세부수치 보고도 끝난 상황이었지만, 정부가 정한 엠바고를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도 지킨 약속을 정작 고위참모인 강 수석이 깨버렸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물론 언론도 일대 혼란이었다. 당사자인 강 수석은 "내가 깜빡했다.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의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정부와 전혀 상의되지 않은 '부동산 매매허가제'를 거론해 불필요한 논란을 빚었다. 당시에도 강 수석은 직속 상사인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사고쳤네"라는 일침을 들었다. 야구로 치면 '투 스트라이크'다.


2018년 초, 문 대통령은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비서실 모든 사무실에 신영복 선생이 쓴 '춘풍추상(春風秋霜)' 글귀가 담긴 액자를 걸었다.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뜻이다. 노 비서실장과 강 수석은 지난해 1월 동시 취임하면서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사자성어"라고 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현재, 과연 그 각오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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