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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고발'로 혁신 금융사업 발목?…네이버의 항변

최종수정 2020.02.17 11:32 기사입력 2020.02.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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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누락 모두 합쳐도 5조원에 턱 없이 못 미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계열사 자료 누락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네이버의 향후 경영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료 누락이 고의가 아닌데다 설령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1억원의 벌금을 물면 되는 비교적 경미한 문제이지만, 검찰 고발로 인해 네이버의 금융사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이번 고발로 검찰이 이 GIO를 기소할 경우 최대 1억원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 지난 2017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에 고발된 네이버의 자료 누락은 법 개정 이전인 2015년 이뤄졌기 때문에 과거 조항이 적용된다.

◆네이버 "누락 합쳐도 5조에 턱 없이 못 미쳐" = 전날 공정위가 이 GIO의 본인회사와 친족회사 등 20개 계열사 자료를 누락한 것과 관련해 이 GIO를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 네이버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항변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 자료가 누락됐다고 하지만, 누락된 자료가 포함돼도 기업집단 지정 가능성은 전혀 없었고, 공정위 검토에 필요한 자료는 충분히 제출해 법리적으로 빠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누락된 회사를 포함시켜도 3조원 규모가 5조원 규모로 넘어서는 것도 아니고, 정말 5조원 기준에 간당간당한 상황이었으면 실무자가 다 확인했을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2015년 공정위에 자료를 제출할 당시 네이버 총자산은 5조6000억원이었지만, 제출 직후 NHN엔터테인먼트가 계열 분리되면서 총자산은 3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누락된 계열사 가운데 이 GIO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경영컨설팅업체 '지음'의 자산규모는 2017년 9월 기준 642억원이었고, 친족회사인 음식점 '화음'은 33억원 규모였다. 네이버가 직접 출자해 지분 50%를 가진 와이티엔플러스 자산규모는 87억원, 라인이 출자해 지분 100%를 가진 라인프렌즈는 574억원이었다. 이들 계열사 자산을 모두 합해도 당시 네이버 총자산은 3조5300억~3조6000억원대에 불과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프렌즈는 2015년 1월 설립돼 그해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는 전년(2014년) 기준으로 준비돼 누락된 것"이라며 "라인프렌즈를 제외하면 누락된 총자산 규모는 더욱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금융사업 차질 우려 =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장기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갖는 만큼 이번 결정이 경영전략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려면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 계열사 누락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막힐 뻔한 적이 있다. 하지만 김 의장이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가로막았던 족쇄가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누락이 경영 전략에 차질을 불러일으킬 만큼 중대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부적격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사유를 제외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의지를 수차례 밝혀온 만큼 인터넷은행 진출을 모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0월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파이낸셜 출범으로 결제규모 확대를 통한 금융사업 기반을 키우고 미래에셋과 협업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금융사업 확장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경고 조치로 끝날 사안을 검찰 고발까지 한 것은 과도한 처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신고누락 건에 대해 지금까지 검찰 고발 조치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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