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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람] 환경 위해서라면, 6000억원 안 벌어도 돼!

최종수정 2020.02.03 15:23 기사입력 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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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의 요르단 암만 일몰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는 크리스 마틴의 모습. 공연장을 알고 찾아간 일부 암만 시민들은 복 받은 분들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콜드플레이'의 요르단 암만 일몰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는 크리스 마틴의 모습. 공연장을 알고 찾아간 일부 암만 시민들은 복 받은 분들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일상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수익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정해진 일정대로 행동하면 당연히 들어올 수익을 환경을 위해 굳이 포기해야 한다면 우리는 반발하며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그런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월드투어 콘서트를 포기, 6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포기한 록밴드가 있습니다.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가 그 주인공입니다.


콜드플레이는 크리스 마틴, 존 버클랜드, 윌 챔피언, 가이 베리맨 등 4명이 결성한 영국 록밴드로 지난 2000년 데뷔 이후 20년이 넘도록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록밴드입니다. 대표곡으로 'Viva La Vida', 'Paradise', 'Fix you', 'Clocks', 'Everglow' 등이 있고, 2017년 4월 내한공연에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로 국내팬들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노래 잘하고 무대매너 좋은 이 록밴드가 지난해 말 갑자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새앨범 에브리데이라이프(Everyday Life)'를 발매하면서 콘서트를 딱 2번 만 열겠다는 폭탄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콜드플레이 리더 크리스 마틴은 새앨범 발매 하루 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몇 개월씩 이어지는 공연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새앨범의 발매 콘서트를 2회만 열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1~2년 동안 시간을 갖고 지속 가능한 투어 방법을 생각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밴드는 새앨범을 발매하면 월드투어를 계획합니다. 새앨범을 알리기 위해서인데, 콜드플레이의 경우 이전 앨범인 '어헤드풀오브드림스(A Head Full of Dreams)' 발매 때는 세계 8개 도시에서 모두 112회 공연을 했고, 5억2300만 달러(약 6073억원)의 공연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리해보면, 콜드플레이는 다량의 온실가스와 쓰레기를 쏟아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100여 회의 대형콘서트를 갖지 않기로 하면서 예상되는 최소 6072억원 가량의 수익도 함께 포기한 것입니다.

요르단의 수도 암단에서 펼쳐진 '콜드플레이'의 일몰 공연 모습. 관객도 적고, 조명도 없어 어두운 듯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그 어떤 무대보다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요르단의 수도 암단에서 펼쳐진 '콜드플레이'의 일몰 공연 모습. 관객도 적고, 조명도 없어 어두운 듯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그 어떤 무대보다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BBC에 따르면, 대규모 공연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가 다량 발생하는데, 영국에서만 음악공연으로 매년 4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콜드플레이의 경우도 직전 월드투어에서는 직원 109명, 트럭 32대, 5개 대륙을 운전해줄 운전기사 9명과 함께 움직여 총 540만명의 관객 앞에서 112번의 공연을 했으니 발생한 온실가스와 쓰레기의 양은 엄청나지 않았을까요? 콜드플레이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였던 것이지요.


공연을 진행하고 준비할 때는 공연 단체의 항공기 이용과 팬들의 이동은 엄청난 공해를 유발합니다. 또 투어에 판매되는 상품(굿즈) 때문에 환경비용이 늘고, 조명을 위해 많은 전력이 사용되며, 무대 장치를 위해 장비들을 옮기느라 교통부담도 증가합니다.


2009년 아일랜드 출신의 4인조 록밴드 'U2'는 미국 캘리포니아 파사데나 공연 당시 초대형 구조물 '클로'를 설치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어마어마한 무대장치로 트럭만 120대가 동원되는 등 엄청난 물량 공세는 환경단체로부터 "이 공연에 쓰인 탄소배출량이 화성을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음악계의 공연 분위기가 바뀝니다. 주로 영국을 근거로 활동하는 록밴드들이 온실가스 줄이기에 앞장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장 U2는 기타줄을 재활용 기타줄로 바꾸고, 공연에 사용하는 각종 기기의 배터리도 수소 전지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잉글랜드 출신 5인조 록밴드 '라디오헤드'는 조명을 일반 조명에 비해 전력 사용이 적은 LED 전구로 바꿉니다. 같은 잉글랜드 출신의 4인조 록밴드 'The 1975'는 굿즈 생산을 중단하고, 공연 티켓 1개당 1파운드를 세계 녹지화를 위해 노력하는 비정부 기관인 '원트리플렌티드(One tree planted)'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월드투어를 포기하면서 지난해 11월22일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개최한 새앨범 홍보를 위한 두 번의 콘서트는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 'Everyday Life'에 수록된 곡 'Daddy'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https://www.youtube.com/watch?v=OWhiCkEY-Yk 화면캡처]

'콜드플레이'의 새 앨범 'Everyday Life'에 수록된 곡 'Daddy'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https://www.youtube.com/watch?v=OWhiCkEY-Yk 화면캡처]


두 차례의 공연은 일출 직전과 일몰 때 열렸습니다. 일출 직전이라 어두었지만, 조명을 하나도 쓰지 않고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해돋이를 배경으로 신곡들을 들려주는 장면은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됐습니다. 관객을 동원하지도 않았고,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했다고 합니다.


콜드플레이의 행동에 동참하는 록밴드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영국의 트립합 밴드 '매시브어택'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연구에 아예 참여했습니다. 매시브어택은 맨체스터대 틴들센터 연구원들과 투어 및 녹음 일정을 기반으로 한 탄소 배출 데이터 분석에 참여,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공연일정 등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매시브어택과 틴들센터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주로 이뤄지는 밴드 이동, 프로덕션, 관객 수송 및 공연장 등의 데이터를 집중분석할 예정입니다. 심각한 기후변화 상황에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음악산업 전반에 정보와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연구 목적이라고 합니다.


매시브어택의 보컬 로버트 델 나자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라는) 비상 상황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비즈니스를 계속한다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면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공연 환경도 이런 추세에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공장과 자동차의 매연을 줄이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콘서트 현장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행동만으로도 온실가스는 줄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갖추지 않으셨나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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