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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폐지, 낮잠국회서 긴잠

최종수정 2019.09.02 11:20 기사입력 2019.09.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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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안 발의 1년째 국회서 진전없이 계류중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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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인인증서 폐지'가 1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20년 만에 전면 폐지 추진'을 선언하고 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인인증서 사용에 따른 사용자 불편이 여전한 것은 물론,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대체 전자서명 기술 개발에 나섰던 기업들도 애로를 겪고 있다.


2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위해 국회에 제출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소관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1년 동안 계류 중이다. 지난해 말 소위 논의를 마지막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데다 여야 대치가 지속되고 있어 연내 통과도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대체 기술 나왔는데도 공인인증서 사용 =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시장을 독점하면서 전자서명 기술의 발전과 서비스 혁신을 저해하고 다양하고 편리한 전자서명수단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공인인증서 제도와 관련 규제를 대폭 폐지하는 것이다. 다양한 전자서명 기술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1년째 국회에서 발목이 잡히면서 시장은 모순된 상황에 놓여 있다.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기술이 나왔는데도 국민들은 행정기관 사이트나 주요 금융서비스 등에서는 여전히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일례로 가족관계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 발급이나 금융권 대출 등에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이미 폐지가 결정된 '구시대 유물'인데도 막강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꼴이다.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방침에 따라 다양한 전자서명 서비스를 개발해온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체인증,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기술 활용한 전자서명 기술을 개발해 경쟁에 나섰지만 법안 통과가 미뤄지면서 시장 활성화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부처별 세부 시행령 등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하루 빨리 법이 통과돼야 이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과 기술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현 상황은 매우 아쉽다"고 털어놨다.

◆ 전문가들 "국회, 자기 할 일 해야" = 이처럼 국민 불편과 기업 애로가 누적되고 있지만 과기정통부는 국회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합의되면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이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질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정책관은 "다양하고 편리한 전자서명서비스가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시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국회 계류 중인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기대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전자서명시장에 기술ㆍ서비스 경쟁이 보다 활성화돼 국민들에게 다양한 인증수단 선택권을 제공하는 등 인터넷 이용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관련 전문가들도 국회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도 더 이상 특정 기술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밝혔고 산업과 기술 측면에서도 준비가 다 돼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가 자기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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