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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역린' 건드린 조국…여권 vs 청년층 대립으로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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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금수저 특권'에 청년세대 분노 확산
대학가 술렁…커뮤니티 불만 성토에 촛불집회까지 나서기로
특권층 비판한 조국의 '입'과 '행동'사이 괴리…'실망감'까지 쌓여
여권, 조국 옹호…"임명 강행 시 분노 정권 향할수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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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손선희 기자, 전진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청년 세대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입시부터 장학금까지 소위 '금수저 특권'을 누려온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조 후보자를 향한 검증이 여야 간 '창과 방패' 싸움을 넘어 조 후보자와 이를 옹호하는 여권 vs 청년세대의 대립구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제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몸 담은 고려대ㆍ서울대ㆍ부산대를 비롯해 대학가 커뮤니티는 조 후보자의 딸을 향한 불만으로 도배 중이다. 고려대와 서울대 일부 학생들은 23일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단체행동으로까지 확대되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이는 청년 세대에게 가장 민감한 역린인 '공정'의 가치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권층으로 대변되는 교수 부모를 둔 덕에 그동안 각종 혜택을 손쉽게 받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년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했다는 얘기다.


"고등학교 때 인턴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나름대로 공부해 정시로 입학했고 자랑스러웠는데 이번엔 정말 힘이 빠진다. 수많은 편법과 탈법 속에서 오히려 평범이 죄가 되는 기분"이라고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글을 남긴 한 지방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 재학생의 글은 이를 정확히 대변한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기득권층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 이런것들이 한데 작용돼 상실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20대들이 안고 있는 취업문제, 상대적 박탈감과 같은 문제를 투영하고 있는데 무시하고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법 위반은 없었다'는 조 후보자측의 해명은 더이상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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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명성을 쌓아온 조 후보자의 위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동안 자신의 신념처럼 내뱉었던 말들과 실제 행동 사이에서 보이는 괴리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교수 시절이던 2016년 한 강연에서 "내 부모가 누구인가에 따라 내 노력의 결과가 결판나는 식으로 흐름이 바뀌어 간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딸은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누릴 수 없는 어린 시절 외국생활과, 고교생 신분으로 논문 저자로 등재됐고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는 특별전형으로만 명문 외국어고등학교와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갔다. 이는 조 후보자가 자신의 저서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에서 말한 "스펙을 쌓을 능력과 환경 덕분에 경쟁에서 승자가 된 소수"의 전형이다. 그의 말대로 조 후보자의 딸은 '승리의 기쁨'을, '그렇지 못한 다수는 큰 상처'만 입었다. 임 교수는 "조 후보자가 그동안 사회정의를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실망이 더 클 것"이라며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이율배반성을 그 역시 갖고 있었다는 배신감"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반발로 읽힌 청년들의 역린을 이번에도 여권이 놓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로선 청년들의 분노가 조 후보자의 개인사를 향하고 있지만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 분노가 결국 정권을 향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문 정부의 공정가치가 최측근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청년들은 여권의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 뼈아프다. 실제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리얼미터 기준 취임 당시(2017년 5월 2주) 82%에서 현재(2019년 8월 3주) 42.6%로 반토막 난 상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는 국민들의 마음을 다스리고 다독거리는 것인데 청와대와 여당이 실정법에 위반되지 않았다고만 접근하는 건 한쪽으로 너무 매몰돼있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 지지율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조 후보자와 그의 딸을 둘러싸고 무수히 쏟아진 각종 의혹에도 이에 대한 당사자의 명쾌한 해명이 나오지 않은 데다 국회 청문회 의사일정 합의가 늦어지면서 결국 여론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국민청원이 추천수 상위 6, 7위에 나란히 랭크됐다. 조 후보자의 임명에 대한 찬성 청원은 오전 10시30분 기준 약 10만8000명,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에는 약 10만7000명의 동의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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