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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인정하니 기강만 해이'‥강경화 리더십

최종수정 2019.05.27 11:17 기사입력 2019.05.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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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눈치보는 외교부 간부
투서로 일하는 상급자 찍어내기
'워라밸' 앞세우는 직원들 외교관 본질 망각
특임대사 조직장악 어려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주미대사관의 간부급 외교관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사건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주미대사관의 간부급 외교관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에게 유출한 사건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3급 비밀인 한미 정상간의 통화내용이 유출된 사건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리더십 문제가 배경이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외교부의 각종 실수 사례가 총체적인 기강 해이에 기반해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최종 확인됐다는 것이다. 기강과 전투 의지가 없으니 외교전쟁에서 '백전백패'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 장관은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며 외교기밀 누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강장관의 리더십 중 무엇이 문제가 된 걸까. 여러 사례가 있지만 대표적인 예가 공관장 후보자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 즉 다면평가 부분이다. 공관장 후보자들에 대한 전ㆍ현 부서원들의 평가를 공관장 자격에 반영하는 제도는 성추행ㆍ갑질 논란이 이어지며 도입됐다.


외교부 직원들은 어느 정부 부처보다도 인사에 민감하다. 이 평가에 공관장 진출을 희망하는 상급자들이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평가로 인해 공관장 자격을 얻지 못한 예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한 현직 공관장은 "직원들의 평가가 공관장 부임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되다보니 본부 부서장들이 직원들에 대한 통제권한을 잃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외교부 본부에서 발생한 구겨진 태극기, 보도 자료에 '발틱' 국가를 '발칸' 국가라고 잘못 표기하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각종 실수의 배경에 이런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직원들이 투서를 통해 업무에 적극적인 상관을 밀어내는 일도 벌어진다. 외교부 모 국의 과장은 부하직원의 투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육아휴직을 택했다. 외교부 안팎에서는 이 사례가 투서를 통한 전형적인 '상관 찍어내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본부로 소환된 김도현 베트남 대사에 대해서도 당초 갑질 관련 투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의 갑질 논란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삼성전자 임원을 역임한 김 대사는 평소 업무 지시가 많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소위 '갑질'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업무 지시가 많은 상관을 끌어내리는 문화가 외교부에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이다.


강 장관은 취임후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인심을 샀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한 배려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부메랑이 되고 있다. 강 장관이 최근의직원들의 프로패셔널리즘을 강조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한 현직 공관장의 증언은 현 외교부 기강 문제를 정확히 보여준다. 이 공관장은 "다양한 외교인맥을 쌓기 위해 네트워킹 기회를 많이 만들라고 했더니 근무시간이 끝났다고 하더라"는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 공관장은 "외교관은 총을 안들었을 뿐 군인과 다름없다. 직원들이 전쟁에 나설 준비가 안돼있다"고 표현했다.


문재인 정부가 외교 공무원이 아닌 이들을 공관장으로 기용하는 특임 공관장을 확대하려 하는 정책도 기강 해이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공관장은 "어쩌다 공무원인 특임 공관장의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간 통화 내용이 유출된 주미 대사관의 공관장 조윤제 대사도 특임대사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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