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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손재주 뛰어난 로봇만 살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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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를 조작해 원하는 면을 위로 보여주고 있는 로봇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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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로봇(Robot)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은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손이나 발이라고도 합니다. 용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로봇의 발달된 '손'이 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2월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발표한 'MIT 선정 2019년에 주목할 과학 이슈 10가지'에 따르면, 그 어떤 과학기술이나 프로젝트보다 '손재주가 뛰어난 로봇(Robot dexterity)'이 첫 번째로 꼽혔습니다.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는 2001년부터 매년 초,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이나 기술의 모음과 관련된 10가지의 혁신기술을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연구 중인 기술(IT, BT, ET)중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10대 혁신 기술이 주된 내용인데, 올해는 특히 첫 초대 큐레이터로 빌 게이츠가 참여해 선정된 이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MIT가 '손재주가 뛰어난 로봇'을 가장 주목해야 할 과학이슈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MIT는 손재주가 뛰어난 로봇이 3~5년 사이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를 활용해 로봇이 직접 만지면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손동작을 흉내낼 수 있느냐의 여부가 로봇의 성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까지의 로봇은 식탁 위의 컵을 집는 정도로 단순한 동작을 따라하는데 그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개발될 로봇들은 큐브 퍼즐을 맞추거나 가구를 조립하는 등 기존 로봇들이 따라하기 어려웠던 복잡하고 섬세한 손동작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로봇팔이 큐브를 돌리거나 나무가구를 조립할 수준까지 도달했는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기술이 올해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픈AI(OpenAI)가 개발 중인 로봇팔 '다크틸(Dactyl)'은 손바닥 위에 놓인 매직큐브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새도로봇(Shadow Robot)이 제작한 로봇팔 '댁스터러스 핸드(Dexterous Hand)'에 적용하면 매직큐브를 원하는 면이 보이도록 움직이는 등 손바닥 위에 놓인 물체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케아 의자를 조립하고 있는 2대의 로봇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이케아 의자를 조립하고 있는 2대의 로봇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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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틸이 보여주는 손재주는 놀라울 정도라고 합니다. 로봇팔이 개발된지는 오래됐지만 로봇팔을 이용해 물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로봇 제어 분야의 발달은 더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다크틸은 로봇의 손가락이 섬세한 움직임을 보여 줍니다. 손가락 움직임은 그 어떤 동작보다 정교함을 요구합니다. 다크틸은 입방체를 손바닥 위에서 회전시키는 방법 등을 독자적으로 짰고, 큐브를 돌려 원하는 면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까지 발달했습니다.


나무의자를 조립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팀은 산업 현장에서 쓰는 로봇팔로 나무가구를 조립하는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발표했습니다.


로봇팔은 주로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데 이용돼왔는데 사람의 손재주가 필요한 일에도 쓸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로봇팔이 더 많은 곳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연구팀은 로봇팔이 '이케아'에서 실제 판매하는 나무의자를 조립했는데 이 조립은 꽤 섬세하고 복잡한 작업입니다. 부분마다 알맞은 부품을 찾아야 하고, 조립할 때는 힘 조절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로봇팔에 사람의 눈과 같은 기능을 하는 3D(3차원) 카메라를 달고, 손 기능을 하는 집게도 달았습니다. 또 힘 조절을 하는 센서도 적용했습니다. 이 로봇팔 2대가 나무의자를 조립하기 시작했는데 1대는 의자 부품을 잡아주고, 다른 1대는 틈으로 부품을 집어넣는 등 협업했습니다. 의자 조립에 20분19초가 걸렸는데 처음 가구를 조립한 사람보다 빨랐다고 합니다.


물건을 적당한 거리에 집어 던지는 로봇팔도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달 탁구공이나 바나나 같은 물건을 들어서 박스에 던져넣을 수 있는 로봇팔 '토싱봇(TossingBot)'을 공개했습니다. 사람 팔과 비슷한 모습의 토싱봇은 1m 떨어진 플라스틱 박스 안에 바나나 등을 던져 넣습니다.

바나나를 던지는 구글의 '토싱봇'.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바나나를 던지는 구글의 '토싱봇'.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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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물건을 던져 박스에 넣는 것이 쉽지만 로봇에겐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물체 모양을 인식한 뒤 형태에 따라 쥐는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또 물체 성질이나 무게에 따라 쥐는 힘도 조절해야 하고, 던지는 세기와 방향, 각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로봇팔의 손재주를 향상시키는 솔루션입니다. ?MIT와 프린스턴대 공동연구팀이 로봇팔의 손재주를 향상시키는 솔루션인 '픽 앤 플레이스(pick-and-place)' 시스템을 개발한 것입니다. 로봇이 물건을 집어 안전하게 옮겨 놓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현재의 로봇 기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이런 시스템 등을 통해 로봇을 교육하고 가르치는 상황까지 로봇팔 기술이 발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창고에서 재고를 정리하고, 사고현장에서 파편을 드러내는 작업이 보다 정밀해질 전망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거나 없는 일을 로봇이 모두 떠맡는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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