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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도 싸움터"…폭력으로 얼룩진 '난장판 국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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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원다라 기자] 하루종일 충돌의 연속이었다. 선거제 개편, 공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우려는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의 육탄전을 불사한 대립으로 25일 국회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날 오전부터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곳곳은 점거 상태가 이어졌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개의와 관련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서다.

오후 6시께 국회 의안과 앞에서 공수처 설치 법안을 제출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한국당이 충돌하면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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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국회 의안과 앞


국회에서 공수처 법안을 막판 조율하던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들은 국회 의안과에 공수처법안 제출을 시도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 법안을 제출하려 했으나, 미리 진을 치고 있던 한국당 의원들이 몸으로 출입문을 막아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의안과 복도는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법안을 제출하러 온 보좌진 모두 뒤엉켜 현장은 일순간 난장판이 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국민을 밟고가라! 국민이 두렵지 않나! 도둑입법을 절대 반대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고 백 의원 보좌진은 결국 의안과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오후 6시 45분

백 의원 보좌진의 의안과 진입 실패 후 이번엔 국회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의안과를 찾았다. 표창원 의원과 백 의원이었다. 이들은 의안과에 도착하자마자 대기중인 한국당 의원들과 맞딱드렸다. 한국당 의원들은 서로의 팔을 엮어 '인간 띠'를 만들어 민주당 의원들의 의안과 접근을 막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꼭 날치기를 해야겠느냐. 물러가라"라며 항의했고, 이에 백 의원은 “무슨 날치기냐. 정상적인 절차다"라고 되받았다. 표 의원도 "물리력으로 방해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의 철통 방어속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을 제출하지 못한 채 자리를 떴다. 이같은 상황을 보고받은 문 의장은 의안과 사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경호권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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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30분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법안 제출을 위해 의안과로 접근했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은 이번엔 현수막을 길게 말아 들고 의안과 앞을 막아섰다. 경호권 발동으로 달려온 국회 방호과 직원들까지 뒤섞이면서 의안과 앞은 다시 난장판이 됐다. 멱살잡이 등 과격한 몸싸움이 일어났고 급기야 119까지 출동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현장에 나타나 자당 의원들을 도왔다. 몸싸움이 격해졌을 땐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어깨동무하고 나 원내대표를 둘러싸 보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국당 관계자들은 '헌법수호' '독재타도' 등 사박자 구호를 연호했다. 다 함께 애국가를 제창하기도 했다.


◆오후 8시 30분


민주당이 다시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면서 양측은 또다시 충돌했다. 의안과 앞에서만 네번째다. 민주당은 이번엔 양공 작전을 펼쳤다. 한국당 의원들이 방호과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 옆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철통 방어를 뚫진 못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물러가라"며 소리를 쳤다. 충돌을 거듭하는 사이 오후 8시50분께 사개특위 전체회의 소집 소식이 전해졌고, 민주당 의원들은 철수했다.


◆오후 9시 국회 220호 회의실 앞


국회 사개특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본청 220호 회의실 앞은 이미 한국당 권성동 의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버티고 있었다. 이들은 회의에 참석하려는 민주당 의원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를 타는 민주당 소속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이 뒤로 밀렸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어디를 미느냐"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여야의 격렬한 대치 끝에 사개특위 전체회의는 결국 열리지 못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안과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패스스트랙 법안 접수를 위해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 국회 방호과 직원들과 한국당 의원·보좌진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윤동주 기자 doso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안과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패스스트랙 법안 접수를 위해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 국회 방호과 직원들과 한국당 의원·보좌진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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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30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445호) 앞


국회 정개특위 전체회의가 예정됐던 국회 본관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는 정의당 소속 심상정 정개특위 의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심 위원장을 향해 "선거법은 협상을 해야하는 것이다. 의회 역사상 어느 누가 선거법 개정을 이런 식으로 했었나"라며 "심상정 의원은 민주당 2중대 하지 말라"라고 소리쳤다. 이에 심 위원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며 "이렇게 국회를 무법천지를 만든 나 원내대표는 나오라. 국회선진화법은 자유한국당이 만든 법"이라고 맞받았다. 두 의원의 신경전은 30분 넘게 이어졌다. 정개특위 전체회의 역시 공지한 소집 시간을 한 시간 이상 넘기고도 열리지 못했다.


◆오후 11시 15분 국회 220호 회의실 앞


나 원내대표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미 이 정권은 언론과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를 장악했다. 나머지 하나 남은 것이 입법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내 표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 제도"라며 "민주당과 2중대, 3중대 정당만 탄생시켜서 결국 의회에서 어떤 권력의 견제도 있을 수 없는 지리멸렬한 의회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공수처에 대해 "(공수처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쓰는 칼" 대통령이 찍어서 수사하라고 하면 누구든지 찍어서 검찰 법원 경찰 다 손아귀에 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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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1시 40분 국회 로텐더홀 계단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도 로텐더 홀 앞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선진화법이 무너졌다”며 “한국당이 여당 때 만든 법을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화법을 어기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며 “집행 유예 이상이면 10년간 박탈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보좌진을 앞세우고 회의장 진입을 막는 것은 불법이자 비겁한 행위”라며 “월급 받고 일하는 보좌진을 앞세워 회의장에 못 들어가게 막는 것은 정말로 간교하고 사악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26일 오전 2시 국회


결국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당초 여야 4당이 합의한 25일을 넘겼다. 새벽시간 여야 대치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긴장감은 유지되고 있다. 한국당이 국회 점거를 풀지 않고 있는데다 민주당 지도부가 자당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여야 4당의 새벽시간 기습적인 회의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따라 이러한 대치 국면은 날이 밝은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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