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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또 통화위기 겪나…FT "달러 단기 차입해 외환보유고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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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터키 중앙은행이 수십억달러를 단기 차입해 외환보유고를 채운 것으로 보인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해 리라화 가치 급락 사태로 통화 위기를 겪은 터키가 최근 또 다시 통화 불안 상태가 이어지자 이에 대비하려고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고 규모는 이달 초 기준 281억달러(약 31조8963억원)로 집계됐다. FT는 "투자자들이 터키가 부채 상환과 무역 문제로 달러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외환보유고의 규모가 비정상적인 크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터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규모를 계산한 결과 지난 3월 25일 이후 단기 차입이나 통화스와프로 인해 비정상적인 외환보유고 증가가 있었으며 이를 제외하면 실제 외환보유고 규모는 160억달러에 못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터키 내 은행에서 단기로 대출을 받거나 달러 스와프를 해 일시적으로 외환보유고가 넉넉해 보이게끔 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의 단기 차입금은 지난 8일 기준 130억달러 가량이다. 지난 1월 1일부터 3월 25일까지 차입금 규모가 5억달러를 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차입금은 외환보유고 지표에서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와 관련한 FT의 서면 질의에 대해 "통화스와프가 외환보유고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조치는 국제 기준에 따라 (관례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차입금이 지표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청한 전 터키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는 "(차입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를 강화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아니다"라고 FT에 말했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도 스와프나 단기 차입으로 외환보유고에 달러를 확보하는 이러한 조치가 관례적이라 보기 힘들고 투명하지 않다면서 터키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터키 중앙은행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건 최근 금융 불안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지방선거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경제 도시인 이스탄불을 야당에 빼앗기면서 재선거 이슈 등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타격을 줬고 리라화 가치도 4% 이상 떨어졌다.


터키는 앞서 지난해 8월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통화 불안으로 인한 금융 위기를 겪었다. 당시 리라화 환율은 보름만에 38% 가량 올랐고, 같은 해 8월 15일 달러당 6.8838리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현재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19%를 넘어섰고 실업률도 1월 기준 14.7%로 집계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팀 애쉬 신흥시장 분석가는 "투명성의 부재로 인해 중앙은행이 이미 신뢰가 깨졌다"면서 "터키가 리라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만큼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지 않다는 건 시장 관계자 모두가 알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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