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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협상카드 교체 징후…제재해제→체제보장·종전선언(종합)

최종수정 2019.04.15 15:39 기사입력 2019.04.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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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재 해제에만 매달리다 도리어 약점 노출
김정은 "쌍방의 일방적 요구조건 내려 놓자
각자의 이해에 맞게 건설적 해법 찾자" 제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제재해제 중심의 상응조치 요구에서 탈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비핵화의 상응조치로 요구해왔던 '제재 완화·해제'를 접고, 대신 체제보장·종전선언 등으로 요구조치를 변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완고한 입장으로 인해 '제재 해제요구' 카드는 사실상 교환가치를 잃었고,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다른 카드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5일 서울 세종문회회관에서 '최근 북한정세 및 한미 정상회담 평가'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시정연설에서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인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는 북한이 협상안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제재해제 중심의 상응조치 요구로부터 탈피할 가능성은 앞서 14일 조선신보를 통해 관측된 바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이 신문은 "조선(북한)이 제재 해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다른 행동 조치로 저들의 적대시 정책 철회 의지와 관계 개선 의지, 비핵화 의지를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 집착하지 않겠다면서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직후 나온 주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10일 조선중앙TV에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10일 조선중앙TV에 공개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부원장은 "북한은 자신들이 원했던 제재 완화는 어렵다고 보고,새로운 상응조치를 통해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요구사항이) 종전선언, 군사적 위협해소나 체제보장과 관련된 상응조치 요구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이 하노이 회담 직후 1일밤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며 군사부문에 대해서는 상응조치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북한이 군사부문에 대해서도 상응조치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면서 "상응조치의 전략적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환 안보전략연구실장도 "북한이 하노이에서 제재 해제와 관련해 조급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미국에 '대북제재가 잘 작동하고 있구나'라고 확신을 주게 됐다"면서 "북한은 그걸 보고 제재에 매달릴수록 제재 해제의 여지는 줄어든다 판단하게 됐고 결국 시정연설에서도 김 위원장이 '제재 따위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노이에서 북미간의 딜이 안보 대 경제적 보상조치의 교환이었다면, 이제는 그게 아닌 다른 게임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미간에 교환해야하는 콘텐츠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탑다운 방식의 협상 틀을 이어가면서도, 앞으로는 실무회담에도 적잖은 공을 들일 것으로 분석됐다.


김일기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는 "실무회담의 중요성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원장은 "하노이 회담은 실무협상이 생각보다 부진했다"면서 "실무협상에서 80~90% 논의가 진행이되고 정상회담에서 매듭을 지었어야하는데 실무수준에서 너무 진척이 없어 정상회담의 부담이 컸고 결과적으로 회담이 결렬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북한이 하노이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고, 다소 시간이 걸려도 정상회담 개최전에 미국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만든 다음에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고 했다.


연구원은 또한 북·미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상대방의 배신에 대한 상호우려를 제거하는 조치'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최종적 비핵화를 위해서는 단계적 해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약속이 하나하나 이행돼 나가려면 각 상대방이 단계마다의 약속과 보상 조치를 지킬 것이라는 상호간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약속의 이행 시기를 결정해놓으면서 상대방의 배신에 대한 보완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스냅백 방식이든, 2ㆍ13합의처럼 일몰조항을 넣어 강제를 하든 여러 방식을 조합해 타협안은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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