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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내 25%가 문닫는 창업붐의 그늘…"정책 허점 보완해야"

최종수정 2019.04.15 12:53 기사입력 2019.04.1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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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폐기물 재처리 관련 기술특허를 4개나 취득한 김수형(가명) 대표는 기술력을 믿고 2012년 환경기업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 유망한 '기술중소기업'으로 주목받았으나 사업을 제대로 한 기간은 3년에 불과했다.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새로운 거래처를 뚫기가 어려웠고 매년 2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결국 창업 4년째인 2016년부터 사실상 폐업 상태에 들어가며 청산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마케팅·영업을 기술개발처럼 생각했는데 그것이 패착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법인에 대한 법률적인 정리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고 있다.


정부가 집계한 지난해 신설법인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10만2042곳. 최초로 10만 곳을 넘긴데다 정부가 각종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어 '제2의 창업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김 대표처럼 기술력을 갖고 정부의 지원을 받았어도 마케팅 등 '창업 이후'에 대한 준비부족 탓에 폐업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여전히 적잖다.


15일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기업 정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중소기업 창ㆍ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1년차 초기 중소기업 4곳 중 1곳인 25%는 창업 1년 내에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2곳 중 1곳인 50%는 창업 후 4년 내에 문을 닫았다.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은 창업기업도 10곳 중 1곳 꼴로 폐업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활동기업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폐업도 동시에 늘고 있다. 활동기업을 폐업기업으로 나눈 폐업률은 2011년 10.31%로 가장 높았다가 2016년 10.9%, 2017년 8.17%를 기록했다.


이들 폐업기업 3100곳을 추려 폐업원인을 물어보니 "영업ㆍ마케팅에 실패해서"라는 응답(40.1%)이 가장 많았다. "자금조달에 실패해서(39%)", "지식ㆍ경험ㆍ능력이 부족해서(15%)"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1년내 25%가 문닫는 창업붐의 그늘…"정책 허점 보완해야"


정부는 2014년 당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판로지원 종합대책'을 세워 운용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창조적 혁신제품 유통플랫폼 구축 ▲민간 보조사업자의 중기제품 구매 의무화 ▲기술개발제품 공공구매 확대 등이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31억원을 투입하며 공을 들였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창업기업의 절반이 4년 안에 폐업하는 현실은 지원정책의 연속성 및 시의성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내놓은 '중소기업 판로지원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서 " 마케팅 역량강화 지원사업과 유통망 진출지원 사업 간, 유통망 진출지원 사업 중 온ㆍ오프라인 연계 및 중소기업 공동 AS센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결과를 밝혔다.


마케팅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완료한 기업에 대해 온라인 유통망 진출 지원은 삭제하고 오프라인 매장 입점지원만 하는 것으로 우대내용을 줄인 것이 일례다. 우수성과기업을 선정해 유통망 진출을 지원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도 구체적인 관리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채 방치한 사실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2017년의 경우 마케팅 역량강화 지원사업을 완료한 77곳의 기업 중 35곳만이 온오프라인 유통망에 진출했다"면서 "지원사업을 완료한 기업이 유통망 진출 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중소기업 판로지원 종합대책'의 성과가 떨어지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창업붐'의 그늘을 걷어내고 창업기업의 취약한 사업구조를 개선하려면 이 같은 정책의 사각지대를 하루빨리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폐업지원센터' 같은 중소기업 폐업지원 체계 및 안전망을 구축해 폐업의 공포를 줄여주는 일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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