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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앞은…365일 성토, 통곡, 기다림

최종수정 2019.04.15 16:03 기사입력 2019.04.1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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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복직·부회장 재구속 촉구·파업…
삼성본사 앞마당서 연이은 시위

CJ대한통운 앞 텐트농성 212일만에 복직 성공
신용불량자, 신한카드 앞에서 3년간 1인 시위

사내 어린이집 아이 시위 노래 따라부르기도
"절박하니 거리로" vs "시민불편 개선돼야"

8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앞. /문호남 기자 munonam@

8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앞.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승진 기자] "○○○회장은 당장 나와 우리 요구를 수용하라."


대기업 앞 길가엔 어김없이 시위대가 있다. 그것도 365일 언제나. 힘 없는 노동자나 서민이 대기업을 상대로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시각과,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다른 방법은 없는가 하는 비판적 시각이 공존한다.


지난 11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선 집회 3건이 연이어 열렸다.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구성한 '해고복직투쟁위원회'의 집회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재구속 촉구 집회 그리고 삼성화재애니카 노조의 파업 관련 집회 등이다. 굳이 이날뿐 아니어도 하루도 쉬지 않고 벌어지는 시위에 일부 시민은 불편을 호소했다.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6)씨는 "본인들의 요구도 중요하겠지만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고성을 내지르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직장인들도 불만이 많았다. 직장인 황모(34)씨는 "매일 집회 현장을 지나야 하는데 어느날 4살 꼬마가 시위대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전했다.

8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문호남 기자 munonam@

8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문호남 기자 munonam@


반면 대기업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시민과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김모(39)씨는 "해외에선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집회가 더 격렬하게 벌어지는 경우도 흔하다"며 "얼마나 절박하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겠나"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을 지키고 있던 텐트는 212일 만에 철거됐다. 해당 텐트는 2017년 4월 CJ대한통운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다가 노조활동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 된 이모(53)씨와 그를 돕기 위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서 설치한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복직을 요구하는 텐트 농성에 돌입했고, 계약해지 2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게 되며 텐트를 철거하게 됐다.

한편 대기업 앞은 노조에서 복직, 임금협상 등과 관련한 집회 외에도 개개인의 '통곡의 장'이 되기도 한다. 중구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3년간 1인 시위를 이어온 차모(65)씨는 20년 전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진 차명계좌로 신용불량자가 됐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신한카드가 이런 상황을 방조한 것"이라며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몇 년이 걸리더라도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6개 카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의 카드 경쟁력 강화 방안 수용 거부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6개 카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의 카드 경쟁력 강화 방안 수용 거부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해당 기업 내부에서도 시위를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엇갈린다. 회사를 대변하는 한 대기업의 홍보실 관계자는 "노조 활동, 집회 등 정당한 활동은 존중하지만,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기업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인근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회사가 곤란에 처하는 등 당혹스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사 노조 관계자는 "수십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상대하기 위해선 집회 등으로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은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나를 포함해 누구나 언제든지 집회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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