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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백신공포증'에 미국 때 아닌 '홍역'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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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공포증에 백신접종률 70~80%대로 추락... 급속 확산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선진국 대도시에 확산되는 아이러니


백신공포증에 백신 거부운동이 확산된 미국에서 20년만에 홍역이 대유행하면서 보건당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백신공포증에 백신 거부운동이 확산된 미국에서 20년만에 홍역이 대유행하면서 보건당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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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홍역완전퇴치국가라 선언했던 미국에서 20년만에 홍역이 대유행하면서 보건당국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보통 홍역은 의료와 보건체계가 미비한 개발도상국이나 낙후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분류돼있지만, 미국에서 유행중인 홍역은 역으로 뉴욕, 워싱턴 등 동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기이한 현상의 배경에 왜곡된 '백신공포증'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욕 내 홍역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브루클린 윌리엄스 버그 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강제적 백신 접종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이후 뉴욕에서만 최소 285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했으며, 미국 전역으로는 올 들어서만 465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미국 내 26개주에서 동시 발생한 홍역은 특히 뉴욕, 워싱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000년 WHO로부터 홍역완전퇴치국으로 분류됐던 미국, 그것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홍역이 퍼지는 것에 미 보건당국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다른 치명적 전염 질병들과 달리 홍역(Measles)은 영유아기 맞는 백신 1회 접종만으로도 95% 이상 예방할 수 있어 의료체계나 백신 보급 등이 미비한 일부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가들을 제외하면 크게 유행할 수 없는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영국에서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백신공포증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연구결과가 거짓으로 판명됐음에도 괴담은 멈추지 않고 확대, 재생산됐다.(사진=아시아경제DB)

지난 1998년 영국에서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백신공포증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연구결과가 거짓으로 판명됐음에도 괴담은 멈추지 않고 확대, 재생산됐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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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특이하게도 지난해부터 홍역이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유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지난해 3000명이 발생했고, 이탈리아에서도 2500여명이 감염, 일본에서도 오사카와 도쿄를 중심으로 올해들어 250여명이 감염됐다. 이들 국가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2000년대 초반에 이미 홍역이 거의 근절된 국가로 최근까지 홍역은 동남아시아 등 단순히 일부 여행지에 다녀온 관광객들만 옮아올 수 있는 병으로 취급받아왔다.


이 아이러니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백신공포증'이다. 백신공포증은 지난 1998년 영국에서 홍역과 볼거리, 풍진을 동시에 예방하는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의학전문지에 실리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연구결과는 거짓으로 판명됐으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진 백신 괴담은 가라앉지 않고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됐다. 이로 인해 일부 서구권 시민들을 중심으로 백신 거부운동이 일기 시작했고, 유럽의 예방접종률도 80%대로 떨어지면서 홍역이 대유행하게 됐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백신 거부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아동의 홍역백신접종률이 70%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홍역이 번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역 백신의 경우, 전체 대상자의 95% 이상이 접종해야 전염을 근절할 수 있으며, 접종률이 90% 이하로 떨어지면 해당 바이러스가 유행할 경우, 갑자기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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