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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물가에 사라지는 韓 인심…"커피, 사이드 메뉴 리필 안됩니다"(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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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커피, 리필 서비스 중단…소확행 사라졌다 고객 불만 가중
임대료·인건비 부담 무료 서비스 없애…식전 빵 사라지고 음료 유료
배달료 받지 않는 음식점 찾아보기 힘들어…평균 2000원가량 받아

[단독]고물가에 사라지는 韓 인심…"커피, 사이드 메뉴 리필 안됩니다"(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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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조목인 기자] 김주연(32) 씨는 최근 점심 시간 직후 서울 중구의 한 커피 매장을 찾아 평소처럼 리필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매장에는 리필 가능 공지가 붙어 있었지만, 점원은 불가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 점원은 "아직 공지문을 떼지 못했는데, 리필 서비스는 3월31일을 끝으로 종료됐다"고 전했다. 매장 곳곳에서는 고물가 시대 가뜩이나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사라졌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충무로의 한 식당을 찾은 서현민(39) 씨는 최근 반찬 리필을 요구했다 핀잔을 들었다. 그는 한국 식당 인심이 왜 이렇게 야박하냐고 한 소리했지만 식당 관계자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소리가 있지 않느냐"면서 "인건비와 임대료에 치이는 상황에서 재료값도 안나와 리필을 해주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함께 온 동료 김민서(38) 씨는 "옆에 식당은 마음껏 가져다 먹는 반찬 셀프 코너도 없앴다"면서 "요즘 반찬 리필해달라고 하면 좋은 소리 못 듣는다"면서 서 씨를 말렸다.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당연히 공짜로 여겨졌던 '무료 서비스'가 사라지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경영 악화에 내몰린 음식점ㆍ커피숍 등이 '정'과 '인심'을 바탕으로 제공했던 무료 서비스를 없애고 있는 것.

할리스커피의 리필 서비스 중단 공지문.

할리스커피의 리필 서비스 중단 공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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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커피는 이달 1일부터 전 매장의 음료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다. 할리스커피는 그동안 매장에서 머그컵을 사용한 고객이 1000원을 내면 최초 구매 후 2시간 내에 매장 내에서 머그컵에 리필을 해줬다.


이에 따라 유명 커피전문점 브랜드 중 리필서비스가 되는 곳은 탐앤탐스가 유일해졌다. 앞서 파스쿠찌와 커피빈코리아도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고 엔제리너스와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엔젤리너스커피, 이디야커피, 카페베네 등은 원래 리필을 제공하지 않는다. 평소 할리스를 자주 찾는다는 고객 엄지원(26) 씨는 "리필서비스가 된다는 메리트 때문에 회사 근처 많은 커피전문점 중 이 곳 매장을 자주 이용했는데 아쉽다"면서 "소비자가 누리던 좋은 서비스가 죄다 사라지는 기분"이라고 씁쓸해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무료 서비스를 중지하고 있는 외식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 무료 서비스로 인식되던 배달료는 대부분 유료화됐다. 배달료를 받지 않은 음식점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대부분의 음식점이 평균 2000~4000원 가량의 배달비를 받고 있다. 배달을 무료로 제공받으려면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해야 하는 곳이 대다수다.

기사와는 상관없음.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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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되던 콜라 등 사이드 음료를 유료화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치킨전문점의 경우 예전에는 무료로 제공하던 '치킨무' 가격을 받는 곳도 많아지는 추세다. 성수동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부분이 '서비스=공짜'라는 인식을 없애려는 추세"라면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사이드 메뉴 역시 제 값을 치르고 먹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밀리레스토랑업계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식전빵도 없어졌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관계자는 "비용 부담에 갑자기 가격을 많이 올리게 되면 소비자들의 반발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배달 비용을 청구하고, 음료 가격을 받거나 식전 무료 메뉴 제공을 중단하는 등의 방식은 업주들이 할 수 있는 고육지책"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인 정과 인심 때문에 무료로 제공한 다양한 사이드 메뉴와 리필 등의 서비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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