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꼼꼼히 못 챙겼다" 부동산 다운계약서 인정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800만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 적극 추진"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청문회 시작에 앞서 천안함 피격 9주기를 맞이해 묵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부부 명의의 부동산 다운계약서 8건 의혹에 대해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며 인정, 사과했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김 후보자 부부가 8번의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부동산실명제 이전 계약에 관해서는) 꼼꼼히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김 후보자가 1999년 서초동 아파트 분양권에 당첨돼 20일 만에 전매하고 이를 종잣돈으로 한 달 만에 방배동 아파트를 매수했고, 이 아파트를 2003년 4월 11일에 시세차액 없이 7500만원에 되팔았다"며 "이는 막대한 프리미엄을 노린 투기로, 김 후보자가 습관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김 후보자의 시원치 않은 해명으로 인해 야당 의원들은 얼굴을 붉혔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차명 거래 여부를 밝히기 위해 후보자 처제를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여당이 거부했다"며 "혐의가 있을 경우 고발이라는 불가피한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자금 거래의 입출금 내역을 살피려 자료를 요청했더니 관련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를 해서 보냈다"며 "청문회 자료를 이렇게 낸 사람 과거에 없었다. 다시 제출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후보자는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을 통한 800만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800만달러는 유엔 제재 위반도 아니며 즉각 집행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냐'는 질의에 김 후보자는 "기회가 된다면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앞서 서면질의서에서 800만달러가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800만달러 집행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진행되는 한미워킹그룹회의에서 여러 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협의를 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패널 보고서에서도 '제재가 인도적 활동에 부정적 영향 미친다는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제재 상황에서도 '인도적 면제 조항'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양국이 공통의 이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