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AI원격의료·U헬스케어 본격화…주총 3500명 참석(종합)

서정진 회장 "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3사 합병 주주의견 따를 것"

2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 3500여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셀트리온 이 인공지능(AI) 원격진료와 U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셀트리온은 2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향후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의료기기 분야로 영역을 넓혀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날 주총에서 '정보통신(IT) 관련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자문 및 유지보수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하는 정관일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사업목적 추가는 현재 주요 사업인 다양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및 신약, 백신 등에 대한 연구 외에도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민철 셀트리온 상무는 "AI원격진료와 U헬스케어 사업은 셀트리온홀딩스가 주축이 된다"면서 "현재 관련 사업을 위해 의료기기 업체 인수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올해 초 '2020년 말 은퇴' 깜짝 선언을 하면서 향후 AI 원격진료 사업과 선진국의 의료 서비스 비용 절감을 위한 간호사 파견 서비스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은퇴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 오너는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는 사람으로 그룹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AI 원격의료와 U헬스케어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넥스트 바이오시밀러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와 관련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사업목적 추가는 4차산업을 바이오하고 어떻게 접목할 것이냐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투자비용이 들어가지만 환자의 빅데이터 정보를 갖고 있다고 전제하면 웨어러블 기기와 신체 데이터 결합시 엄청난 힘을 가진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관련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선 출발하는 관점에서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이라며 "미래를 위해서 회사가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2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세계 2위 제약시장 中 합작법인 설립…5000억 투자= 이날 일본출장 일정으로 불참한 서 회장은 주총장과 전화연결을 통해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서 회장은 올 상반기 전 세계 2위 제약시장인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현지 기업이 40%,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0%를 출자할 계획"이라며 "자금을 조달해서 1단계로 5000억원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주력 제품인 '램시마SC'의 출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서 회장은 "이번주 램시마SC 미국 임상 디자인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2020년 상반기 미국 판매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램시마SC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올해 허가와 출시 준비가 대부분 끝났다"며 "램시마SC의 임상결과가 잘 나왔고 향후 큰 폭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램시마'의 미국 점유율 확대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서 회장은 "미국에서는 화이자가 램시마를 판매하고 있는데 계약조건상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판매는 테바가 맡고 있는데 향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고 이들의 미국 침투 속도가 램시마보다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 하반기 미국시장에 트룩시마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실적 부진 및 주가 하락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주가가 떨어져서 주주들이 힘들고 공매도로 인해 시달리는 것 알지만 고통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까지 매출액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30조원까지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서 회장은 "회사 주주들이 원한다면 합병에 오픈 마인드"라면서 "합병 시 1조원에 달하는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주주들이 세 회사 합병을 원하고 임시주주총회를 한다면 나를 뺀 주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사상 최대인 3500명에 이르는 주주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