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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바뀌는 주류세…소주·맥주값 진짜 안 오르나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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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종량세로 개편하는 방안 나와
정부 "소주·맥주 가격 변동 없을 것"
업계 환영하는 분위기 속 반신반의

소주 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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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정부가 내달 종가세에서 종량세로의 전환을 골자로 하는 주세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소주ㆍ맥주ㆍ와인ㆍ위스키 등 주종별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종량세로 바뀌면 소주값은 오를 수 밖에 없고, '수입맥주 4캔=1만원' 행사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에 소비자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정부가 소주ㆍ맥주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세 과세 개편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주종별 이해관계가 복잡해 해결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서민술' 소주 가격과 수입맥주 4캔=1만원을 건드리지 않고 주세 역차별을 해소할 개편안을 찾기 어려워 또 다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주세 과세 체계를 현행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 기준인 종량세로 개편하는 방안을 4월에 내놓을 예정이다. 기재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현재 맥주, 증류주, 기타주류 등으로 그룹을 나눠 폭넓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소주ㆍ맥주 가격을 종량세 개편 후에도 변동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종별 이해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당초 소주ㆍ맥주값에 민감한 여론을 의식한 영향이다.

소주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종량세로 바뀌면 도수가 높은 소주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어서다. 소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주종과 세율에 차별을 둬야 한다. 화요와 같은 고가의 증류식 소주는 현재보다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와인 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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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자체가 높은 와인과 위스키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와인업계에서는 만원짜리와 수백만원짜리 와인의 세금이 같아지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저가였던 로컬 위스키 가격이 오르고, 고가였던 인터내셔널 위스키 가격이 내릴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위스키 역시 국내ㆍ외 업체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맥주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산맥주 출고가는 제조원가에 판매비, 이윤까지 포함하는 데 비해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에만 세율을 매겨 국산보다 판매가격이 더 싸진다. 신고가는 수입사가 현지 판매가격과 상관없이 가격을 낮게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꼼수'로 작용해 왔다.


수입맥주가 빠르게 주류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산맥주는 역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종량세 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지난해 국회는 맥주 종가세를 종량세로 바꾸는 주세법 개정안을 내놨으나 수입맥주를 싼값에 마실 기회, 즉 소비자 편익이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오자 처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입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을 높이는 쪽이 아니라 국산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간다면 국산맥주 가격은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국산맥주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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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우려하는 '1만원=4캔'도 사라지지 않는다. 종량세 전환 시 500㎖ 기준의 국산맥주와 고가의 수입맥주 가격은 낮아진다. 현재 4캔을 묶어 1만원에 판매하는 기네스, 아사히, 삿포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수입맥주 점유율 1위 일본산 제품은 리터당 117원, 아일랜드 맥주는 176원가량 인하된다. 결국 고가 수입맥주 가격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셈이다. 다만 저가 맥주는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캔당 1000원 초반대에 팔리는 저가 맥주제품이 이에 해당한다. 때문에 4캔=1만원의 맥주 제품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제맥주 역시 종량세 전환을 촉구한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종량세 전환 시 소매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는 수제맥주도 1000원 정도 낮아져 '수제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가능해진다. 또 시뮬레이션 결과 고급 수입맥주는 최대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기형적인 구조의 종가세로 인해 국내 맥주는 가격 경쟁력을 잃고 산업공동화 현상까지 가속화되는 실정"이라며 "정부와 국회에서 4월까지 종량세 전환 방안을 마련하기로 확정 합의한 만큼 빠른 종량세 도입으로 수입맥주와의 차별을 해소하고 국내 수제맥주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맥주 행사.

세계맥주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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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는 실제 개정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 주종을 한 번에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다가 무산된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종별로 이해관계도 복잡한 만큼 이번에도 논의하는 시간이 길어져 결론이 나지 않을까 우려가 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맥주 가격이 오른다면 소비자 불만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내린다면 국세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쉽게 개정안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맥주와 소주 가격이 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종량세 전환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전반적인 과세 형평성을 확보하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주세 개편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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