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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주총 앞두고 여론압박 받는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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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재선임을 두고 정치권ㆍ시민사회가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을 계기로 한진그룹이 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으면서도, 과도한 정치 이슈화는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마녀사냥식 경영권 압박이 자칫 국내 항공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오는 27일 열릴 대한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의 재선임과 관련한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지난 22일엔 확보한 의결권 위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들은 또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도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힘들다면 최소한 기권이라도 해야 한다"며 "기관투자자로서의 최소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 회장 재선임 안건을 놓고 정치권과 노동계도 가세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미 주총에 참석하겠다며 한진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대한항공이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강요'에 해당된다며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현행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직 선임ㆍ해임은 의결권의 3분의 2(약 66.6%)가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대한항공 지분율이 33%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선임을 위해선 산술적으로 34% 가량의 의결권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민사회의 압박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이처럼 상황이 전개되면서 세간의 이목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으로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11.56%)의 의결권 행사가 여타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에게 암묵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차제에 한진그룹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정치 이슈화에 대해선 우려를 내놓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주로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대내외 적으로 '이 회사는 나쁘다'고 선전하면서 회사를 흔드는 것이 주주의 의무에 반하는 것이 아닌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이슈화가 오히려 회사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도 "대한항공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처럼 실적이나 경영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오너 일가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온 것도 아니고, 개인의 일탈과 경영은 엄격히 구분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여론에 이끌려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소탐대실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국사회가 여론에 끌려 다니는 경향이 있다"며 '사기업, 특히 개인 사주의 문제와 경영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29일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 역시 혈전이 예고된 상태다. 사모펀드(PEF) KCGI가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는데 실패했음에도 여전히 공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장 서울지방법원은 정기주주총회 소집ㆍ진행 절차 등의 적법성을 조사하기 위해 법원이 지정하는 검사인을 선임해 달라는 내용의 소송에서 그레이스홀딩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2대 주주(12.80%)로, KCGI의 투자목적 자회사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1차 시도는 무력화됐지만 검사인 지정으로 주주총회 제반 과정을 꼼꼼히 뜯어보는 등 싸움을 이어갈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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