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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봄의 시작일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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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봄은 언제 시작된 걸까요? 아직 봄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봄은 언제 시작된 걸까요? 아직 봄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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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3월 중순인데 봄이 봄같지 않습니다. 따뜻한 봄날은 꽃샘추위가 사라지면 오는 것일까요? 언제부터 진정한 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봄의 시작이 언제냐에 대한 논란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절기 상으로는 입춘이 지나면 봄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입춘이 지난 시점의 날씨를 겪어보면 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을 기준으로 4계절을 나누면 봄은 3월부터 5월까지입니다. 한반도가 위치한 북반구와 달리 남반구에서는 9월부터 11월이 봄이지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1년을 24등분해 15일 정도마다 한 번씩 절기를 만든 24절기에 따르면 봄은 입춘에서 입하까지입니다. 올해 날짜로 따져보면, 2월 4일부터 5월 6일까지가 됩니다. 천문학에서는 대체로 춘분부터 하지까지를 봄으로 보는데 올해 달력으로는 3월 21일부터 6월 22일까지가 됩니다.


24절기가 중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기후와 차이가 있습니다. 봄의 시작을 입춘으로 보느냐, 춘분으로 보느냐에 따른 기간의 차이는 45일이나 됩니다. 계절의 절반을 잡아먹는 셈이지요.

기상학에서 4계절은 기후로 구분합니다. 그렇다면 기상학에서 따져본 실제 봄의 시작일은 언제일까요? 1년 중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3개월은 여름, 평균기온이 가장 낮은 3개월은 겨울입니다. 봄은 겨울과 여름 사이에 있는 평균기온이 중간 정도인 3개월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3월을 봄의 시작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상전문가들은 하루 평균기온이 5℃ 이상으로 올라가 9일간 유지되면 그 첫번째 날을 봄의 시작일로 정의한다고 합니다. 이 기준으로 초봄, 봄, 늦봄으로 더 세분화 되는데 '초봄'은 하루 평균기온이 5℃~10℃이고, 최저기온이 0℃ 이상일 때입니다.


'봄'은 하루 평균기온 10℃~15℃이고, 최저기온이 5℃ 이상일 때, '늦봄'은 하루 평균기온 15℃~20℃이고, 최저기온이 10℃ 이상일 때를 일컫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초봄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3월 달력. 봄의 시작일은 며칠일까요? 이달들어 본격적인 봄의 기온이라고 할 수 있는 10℃를 넘긴 날은 지난 10일 단 하루뿐 이었습니다. 봄은 온 것일까요? 아직 안 온 것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3월 달력. 봄의 시작일은 며칠일까요? 이달들어 본격적인 봄의 기온이라고 할 수 있는 10℃를 넘긴 날은 지난 10일 단 하루뿐 이었습니다. 봄은 온 것일까요? 아직 안 온 것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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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달들어 하루 평균기온이 10℃를 넘은 날은 지난 10일 단 하루뿐 이었습니다. 봄은 봄이되, 진정한(?)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을 따르면 우리나라의 봄은 시작일은 들쭉날쭉하게 됩니다. 어떤 해는 1월말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해는 3월이 돼야 초봄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국립기상과학원에서 봄의 시작일로 잡은 날이 3월 14일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하루 최고기온과 하루 평균기온, 하루 최저기온을 모두 합한 기온을 평균한 값을, 7일 기준으로 묶어 측정한 값으로 계절을 구분하는 방법을 통해 봄의 시작일을 지정합니다. 방법은 복잡했지만 국립기상과학원이 이 방법으로 1973년부터 2004년까지 30년 동안 측정한 값으로 정한 우리나라 봄의 평균 시작일이 3월 14일인 것이지요.


그렇더라도 사람마다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 대한 느낌은 서로 다르겠지요? 일부 전문가들은 춘분(3월21일)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하지(6월22일)에 봄이 끝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6월이면 이미 여름이 한창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지난해 발간한 '한반도 100년 기후변화'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여름은 19일 길어지고, 겨울은 18일 짧아졌다고 합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그러나 '여름도 길어지고, 겨울도 길어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진 대신 봄과 가을이 줄었다는 것이지요.


지구온난화가 기후의 패턴도 불규칙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4계절이 뚜렷하기로 정평이 났던 우리나라에서 계절이 바뀌는 시점을 찾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꽃피는 봄이오면..."이라는 가사가 포함된 '희망'과 '세월의 흐름'을 담은 노랫말이 많습니다. 꽃피는 봄은 찰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봄이 언제 시작되면 어떤가요. 날씨는 쌀쌀해도 마음 속에 봄이 왔다면 이미 봄이 아닐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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