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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패류독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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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 수산물시장의 모습. 시중에 유통되는 조개류는 패류독소와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가락동 수산물시장의 모습. 시중에 유통되는 조개류는 패류독소와 상관이 없습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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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최근 경남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채취한 조개류에서 기준치(0.8㎎/㎏)를 넘는 '패류독소(Shellfish toxin)'가 검출됐습니다. 따뜻한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의 방문은 모두가 반기지 않습니다. 올해는 아무런 피해없이 넘어갈 수 있을까요?


패류독소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플랑크톤의 증식이 원인입니다. 생활하수나 산업폐수 등을 통해 겨우내 바다로 과다하게 유입된 유기물질이 봄이 되면서 수온이 따뜻해지자 플랑크톤이 이름 먹이삼아 대량으로 증식하기 때문입니다.

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하면서 바다에는 '적조(赤潮, red tide)'가 나타납니다. 적조란 규조류나 편모조류 등의 식물 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하면서 바다의 색깔이 붉게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바닷물이 붉은 색으로 물드는 경우가 많아 적조라고 하지만 갈색, 황색, 초록색의 엽록소를 가진 플랑크톤도 존재해 오렌지색이나 갈색으로 바다가 물들기도 합니다.

패류독소 유행기간은 3월~6월까지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패류독소 유행기간은 3월~6월까지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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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증식한 이들 플랑크톤 중에는 독성을 가진 식물 플랑크톤도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독성을 품은 이런 식물 플랑크톤을 홍합이나 가리비, 굴 등의 패류들이 먹이로 먹게 되는데 이 독성물질이 체내에 축적된 패류를 인간이 섭취하면서 해를 끼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3월부터 남해안을 중심으로 해수 온도가 14~17.5℃ 일 때 패류독소의 농도가 최고치에 달하고, 해수 온도가 18℃ 이상으로 높아지는 6월 중순이 되면 다른 식물 플랑크톤에 세가 밀리면서 자연적으로 사라집니다.


패류독소가 문제시 되는 이유는 조개 등 패류를 냉장·냉동하거나 가열 조리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패류독소는 마비성패독(Paralytic shellfish poisoning, PSP), 설사성패독(Diarrheotic shellfish poisoning, DSP), 기억상실성패독(Amnesic shellfish poisoning, ASP), 신경성패독(Neurotoxicshellfish poisoning, NSP), 베네루핀, 테트라민 등이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지난 14일자 '패류독소속보' 중 일부.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과학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지난 14일자 '패류독소속보' 중 일부. [사진=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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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 섭취 후 30분 이내 입술 주위에서 시작해 점차 얼굴, 목 주변으로 마비증상이 퍼지면서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는 '마비성패독'이 가장 흔하고 무서운 패독입니다. 마비성패독이 심할 경우에는 근육마비,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마비성패독은 삭시톡신(Saxitoxin)과 고니오톡신(Gonyautoxin)이 주요 독 성분인데 패독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하기도 하지만, 온대기후와 열대기후지역, 심지어 아북극지역까지 전 세계의 연안에 고루 퍼져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마비성패독 증세가 나타납니다.


설사성패독은 아직까지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은 유일한 패독이고 3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회복되기 때문에 다른 패독에 비해 덜 위험합니다. 기억상실성패독은 먹으면 기억을 잃어버리는 치명적인 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발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패류독소속보' 앱.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과학원의 '패류독소속보' 앱. [사진=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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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독소는 가열해도 독 성분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불안하거나 의심되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패류독소가 유행하는 기간은 3월~6월까지입니다. 이 기간에는 패류독소가 검출된 '패류채취 금지해역'에서 패류를 채취하거나 먹어서는 안됩니다.


불안하면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 '패류독소속보'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이 앱은 소비자들의 안전한 수산물 구매를 위해 해역별 패류독소 발생현황과 검사결과 등을 실시간 정보로 제공합니다. 정부는 특정 해역에서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패류독소가 검출되면 해당 해역의 패류 유통을 금지하고,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은 해역의 패류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원산지 확인을 거친 후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패류독소가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면 이미 그 지역의 패류는 유통이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봄철 불청객이지만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조개류에는 패류독소가 없다는 말입니다. 패류독소 때문에 제철 음식을 포기할 수는 없겠지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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