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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도 와 있는데'…구멍 뚫린 재외국민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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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남부 한인밀집거주지 인근서 7일 가스유출
현지인 2700명 중독 '일파만파'
대사관 상황 파악도 못해..13일에서야 주의 언급
24시간 재외국민 보호한다는 정부 방침 구멍

14일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 파시르구당에서 긴급 구조대원이 유해 가스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여성 1명을 급히 이송하고 있다. 지난 7일 타이어 재생 공장의 유해 물질 불법 폐기로 가스가 유출되면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이날 오후까지 2775명이 중독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14일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 파시르구당에서 긴급 구조대원이 유해 가스 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여성 1명을 급히 이송하고 있다. 지난 7일 타이어 재생 공장의 유해 물질 불법 폐기로 가스가 유출되면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이날 오후까지 2775명이 중독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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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 기간 중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재난 수준의 가스 중독 피해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외교부와 주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재외국민 보호 업무를 소홀히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보고 받지 못한 듯 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재외동포를 초청한 자리에서 "해외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가스 유출 사태로 직간접인 피해를 본 말레이시아 교민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만한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말레이시아 방문 때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실은 사고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7일부터 시작됐다.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 파시르구당의 학교 학생 21명을 포함한 39명이 메탄 가스 중독 증세를 보이며 구토 및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피해자 수는 14일 낮 12시 기준 2775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7명은 현재 중상으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불법 타이어 재생 공장에서 강으로 40t정도의 독성 유해 물질을 불법 폐기하면서 메탄 가스가 대기로 퍼져나간 것이 원인이었다. 피해가 커지자 현지인들은 집을 떠나 친척집이나 호텔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마침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서 인접한 조호바루시는 한인 밀집거주지역이다. 한국 학생들이 다수 다니는 학교도 휴교 조치됐다.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 고려제강 코타키스와이어 연구소도 사고 현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자칫 교민들과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지 교민들은 한 온라인 카페에 지난 13일 대사관으로부터 현지 영사협력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요청이 있었다는 글만 올라온 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고 지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한 교민은 "얼마 전부터 일부 주민들이 기침이 나고 시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불안해했다.

이에 대해 재외국민 안전을 관리하는 외교부 해외안전지킴센터 측은 "대사관으로부터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외안전지킴센터는 아시아경제의 취재가 시작된 후 뒤늦게 14일 오후 현지에 있는 재외국민들에게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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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중에 일어났다. 주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문 대통령이 다음 순방지인 캄보디아로 출발하고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14일에서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해당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개인 건강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대사관은 정확한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13일까지 111개 학교가 휴교됐음에도 대사관의 공지에는 34곳의 학교가 휴교됐다고 적혀있다. 피해자수도 실제 피해자수 2700여명의 1/10 수준인 250명으로 언급하고 있다.


한편 주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국가 재외공관 중 유일하게 행사 지원인력 20명을 채용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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