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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號 100일…'소통' 강했지만 '존재감' 약했다

최종수정 2019.03.15 11:08 기사입력 2019.03.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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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업계 찾아 애로사항 청취

현장 목소리 대책들로 담아

다양한 대책 불구 경제상황 개선 안돼


홍남기號 100일…'소통' 강했지만 '존재감' 약했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민영 기자] 오는 19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100일 행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소통과 현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본인이 한 발언을 청와대ㆍ국회의 의중에 따라 수습하는 모습이 잦아지면서 부총리의 존재감이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성과를 보여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21일로 예정된 첫 대정부질의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1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현장 방문 및 소통라운드테이블은 12회, 경제활력대책회의는 10회에 걸쳐 주재했다. 이는 홍 부총리가 취임식 때 언급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ㆍ중견기업, 대기업의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내부 "이해 빠르고 불필요한 질문 안 해"= 첫 현장 방문지로 충남 아산 자동차 부품사를 찾은 그는 거의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인천 남동공단 소재 수출 기업, 인천세관, 소상공인연합회, 판교 바이오파크, KT 과천사옥, 국책연구단지 등을 둘러보고 업계 사람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소통과 현장을 중시하는 홍 부총리는 업계와 만나는 간담회인 소통라운드테이블을 정례화했다. 그저 보여주기식 현장 방문이 아닌 현장과 간담회를 묶는 행사로 만들어 업계의 고충과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자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을 다녀온 뒤에는 업계가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는 대책을 내놨다. 자동차 부품사 방문 일주일 후 발표한 부품산업 활력 대책이 대표적이다. 이후에도 기재부는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 수출 활력 제고 대책, 일자리 15만개 창출 계획, 12조6000억원 규모의 민자 사업 연내 착공 계획,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 계획,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보고 시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불필요한 질문이 적다는 평가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현안을 보고받고 다룬 경험 때문인지 현안들을 보고하면 이해가 빠르고 보고를 질질 끌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정책 이해도가 높아 브리핑도 깔끔하게 한다는 평을 듣는다. 홍 부총리는 예타 면제 사업 발표 당시 양쪽에 담당 국ㆍ과장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브리핑에 나섰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조마조마했는데 군더더기 없이 잘 마무리했고 홍 부총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무 보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섯 번이나 질문을 던지고도 '보완해 다시 보고하라'라며 더 이상 말을 안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갈지자 행보'…"당청에 휘둘려"= 외부의 평가는 더 냉정하다. 소통 강화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이다. 홍 부총리는 취임 초부터 내부뿐 아니라 청와대, 다른 부처와의 소통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했다. 파트너인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일주일에 수차례, 심지어 주말에도 '번개' 연락을 해 식사를 함께할 정도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거래세율과 신용카드 소득공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둘러싼 홍 부총리의 갈지자(之) 행보는 소신이 부족해 보인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경제 정책이 당청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경제 전문가들은 홍 부총리가 내놓은 핵심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 최저임금위원회를 이원화하는 방안에 대해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위를 이원화한다고 해서 제대로 작동할 것 같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정책을 조합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공익위원, 전문가보다는 관료들이 거시ㆍ재정 정책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홍 부총리는 최근 국책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수출, 투자, 일자리, 분배와 관련해 추가 아이디어가 있냐. 자유롭게 의견을 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의 100일은 공교롭게 국회에서의 첫 공식 일정과도 맞물린다. 오는 21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25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다. 야당은 탈(脫)원전, 소득 주도 성장, 예타 면제 등 굵직한 이슈로 공세를 펼칠 계획이어서 '100일 검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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