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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짙어지는 미세먼지, 중국의 딜레마

최종수정 2019.03.15 09:07 기사입력 2019.03.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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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이 만든 베이징의 두 모습. [사진=하버드대]

대기오염이 만든 베이징의 두 모습. [사진=하버드대]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예전에는 봄에만 황사를 걱정하면 됐는데 요즘은 사시사철 미세먼지에서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마스크 없이는 외출도 힘든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야기한 주범으로 찍힌 중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사실 미세먼지로 인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중국 국민들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매년 80만명의 신규 폐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폐암 환자의 40% 정도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지만 중국의 경우는 심각한 대기오염이 폐암 발병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서해라는 큰 바다를 건너 한반도의 남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중국 국민들은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국민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뭘하고 있을까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 정부는 모범답안을 보여줍니다. 차량 운행을 멈추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쏟아내는 노점을 단속했으며, 중금속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공장 가동을 중단시켜 베이징 하늘을 잠시 푸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베이징의 하늘은 다시 회색빛으로 물듭니다. 중국 내부에서도 대기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세계의 공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대다수의 국민이 경제적 풍요를 원하고 있는 만큼 환경개선과 국민의 건강보다 경제발전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인데 국내 여론에 밀린 한국 정부가 "미세먼지는 중국 탓"이라고 항의해본들, 중국 정부가 "미안하다, 우리가 책임질게"라면서 한국의 입장을 받아들일까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이지는 않고, 국민 건강보다 경제발전을 우선시 하지만 역시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중국 정부도 노력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높이 100m의 초대형 공기청정기 '추마이타'를 가동하는 것도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중국 정부의 몸부림 중 하나입니다.


추마이타는 하부에서 빨아들인 더러운 공기를 태양열로 데운 후 여과해 내보내는 방식으로 공기를 정화합니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공간의 미세먼지가 최대 20%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각종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최근 "국가가 설정한 대기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도시는 올해 안에 PM2.5 등급의 초미세먼지를 최소 2% 줄여야한다"는 지침을 내리고, "감축량을 채우지 못한 도시는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이런 조치들에 대해 해외 언론은 '생색내기'로 받아 들일뿐 실질적인 저감대책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세계 여론은 중국 정부가 뭘하든 달가운 반응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정부도 이런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기회만 생기면 중국의 노력을 과시하지만 세계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합니다.


지난 12일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중국의 국토 녹화사업이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인공숲의 면적이 오랫동안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 40년 전 식목일을 제정했으며, 대대적인 식목사업을 펼쳐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평한 것입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베이징 시내.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은 당사자인 중국 국민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대기오염이 심각한 베이징 시내.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은 당사자인 중국 국민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러나 외신 반응은 시큰둥할뿐 입니다. 오히려 중국의 식목사업이 대기 질을 더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인공숲이 초미세먼지를 흩어지게 하는 바람의 작용을 막고 있다"고 중국 정부의 정책을 평가절하했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마인츠 의대와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사망자는 전 세계에서 연간 880만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산한 흡연원인 질환 사망자 640만명을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같은 기간 중국의 경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연간 280만명에 육박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한국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는 1만1924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년 인천광역시의 인구수 정도의 사람이 대기오염으로 죽어 나가는 엄청난 일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담배를 피지 않아도 대기오염 때문에 폐암에 걸려 사망할 수 있습니다.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대기오염은 피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14억이 넘는 국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세계의 공장을 자처한 중국 정부. 중국 정부도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점점 내몰리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하늘이 회색으로 짙어질수록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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