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UN 제재 완화 대가로 北비핵화…김정은에 달렸다"(종합)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도 논의" 종전선언 논의 시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달 말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경우 유엔 대북제재를 완화해줄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특히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 메커니즘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회담에서 그간 북한이 요구해온 대북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북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한 미 폭스뉴스,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고 밝혔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회담을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유엔 대북제재를 맞바꿀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내비친 것이다. 이는 다음 주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실무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문제가 (협상 과정에서) 얼마나 깊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폭스뉴스의 질문에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싱가포르 회담 당시 논의된 모든 요소를 두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하루 이틀 내에 우리 팀을 아시아에 다시 파견할 것"이라며 "두 지도자가 그것(안보·평화 메커니즘)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요구해온 종전선언 문제가 그간 실무협상 과정에서도 깊게 다뤄져왔다는 뜻으로 해석돼, 이번 회담에서 정식 의제로 포함될 지가 주목된다. 앞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가진 CBS와의 인터뷰에서도 미 실무협상팀의 파견 계획을 설명하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지만, 우리가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보고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이행 약속을 확신하느냐는 질문에는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렇게(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면서도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그렇게 할 때까지 미국의 제재나 유럽의 제재가 아니라, 북한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들이 지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대북제재가 세계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여겨왔다"며 '검증'을 전제로 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유엔 대북제재 완화가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렸다"면서 "그는 우리에게 그가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지금은 그가 이를 이행할 시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먼저 완전한 비핵화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제재를 해제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는 '선(先)비핵화 조치, 후(後) 제재완화'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렇다'는 답을 내놓지 않은 대신, 과거 대북협상 실패 사례와 상당 기간의 핵ㆍ미사일 시험 중단, 유해 발굴절차 착수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성과를 언급한 후 "비핵화의 단계를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기대하는 바에 대해서는 "우리는 두 나라(북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4가지 주요 조항 각각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비핵화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출 노력 등을 꼽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