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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에서 성매매로…매춘 내몰린 베네수엘라 여성들

최종수정 2019.02.14 16:02 기사입력 2019.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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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정책 후 맞은 최악의 경제난…변호사 등 전문직도 성매매
접경국 콜롬비아 비롯 스페인, 페루 등지에선 인신매매 되기도

극심한 경제난으로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여성들이 콜롬비아, 스페인 등지에서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 = AP

극심한 경제난으로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여성들이 콜롬비아, 스페인 등지에서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 사진 = AP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미스 유니버스 7명, 미스 월드 6명, 미스 인터내셔널 8명…. 전 세계 미인대회 우승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미인의 나라’ 베네수엘라의 여성들. 인생을 바꿀 기회인 미인대회에 매달렸던 그들이 최근엔 스페인,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는 성매매의 주범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매매에 나선 여성 중에는 변호사, 교사, 간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서부터 10대 소녀까지 포함돼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들은 왜 세계 최고의 아름다움을 다른 나라 밤거리에서 그토록 비천하게 팔고 있는 것일까?


11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베네수엘라와 맞닿은 도시 콜롬비아 쿠쿠차에서 성매매에 내몰린 베네수엘라 여성들의 생활상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지 일주일 된 변호사 말리샤는 쿠쿠차에 도착 후 청소부, 보모 등의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몰려드는 이민자와 한정된 일자리에 이미 도시는 극심한 실업 사태에 시달리고 있었고 생계가 다급해진 그는 결국 매춘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을 촬영하는 CNN 카메라를 향해 “좋지 않은 일(성매매)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 미쳐버릴 것 같다”고 절규했다.


간호사였던 마리사 역시 쿠쿠차 이주 후 병원을 중심으로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일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성매매에 나선 지금, 그는 더 참혹했던 베네수엘라에서의 생활을 떠올린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간호사로 일하며 한 달에 번 돈으론 밀가루 한 봉지 겨우 살 정도였다”며 “설령 돈이 있다 해도 상점에 물건이 없어 물건을 사려면 전날 밤부터 그 앞에서 줄을 서야 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미인대회에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한 모델 학교에서 인생을 바꿀 기회를 준비하는 학생들 역시 다른 나라에서의 활동을 목표로 수업에 매진한다. 이 학교의 교장인 히셀리 레예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에선 일거리가 없어 학생들이 재능을 발휘하려면 외국에서 활동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학교 졸업생의 70%가 해외에서 활동 중이며 일부는 페루, 스페인을 대표해 미인대회에 출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도심 매음굴을 급습하는 스페인 경찰들의 모습. 영국 일간 더선은 스페인 관광지를 중심으로 성매매 목적의 베네수엘라 여성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 = elespanol sns

도심 매음굴을 급습하는 스페인 경찰들의 모습. 영국 일간 더선은 스페인 관광지를 중심으로 성매매 목적의 베네수엘라 여성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 = elespanol sns


콜롬비아의 공공기관 ‘여성-양성평등 전망대’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 보고타 내 성매매 여성 35.7%가 외국인인데 이들 중 베네수엘라 여성은 99.8%를 차지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출신 성매매 여성의 33.1%가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4.5%가 성매매로 번 수입은 아직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보낸다고 답했다. 지난해 8월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El tiempo)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여성이 성매매 후 받는 돈은 8.7~17달러(약 9,700~19,0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1950년대 1인당 국민소득 세계 4위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남미 부국으로 떠올랐던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한 순간에 남미의 빈국으로 전락해 전력이 수시로 끊기고, 제조업 기반이 사라져 만성 생필품 부족을 겪으며, 급기야는 국민의 10% 가까이가 해외로 탈출해 다수의 여성이 성매매에 종사하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평화 싱크탱크인 FIP(The Ideas for Peace Foundation)의 후안 카를로스 가르존 소장은 “베네수엘라 난민 여성들 중 다수는 콜롬비아 북부 국경 지역의 게릴라 조직과 폭력 단체 등으로부터 성 착취를 당하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탈출한 베네수엘라 난민의 취약점을 노린 폭력 단체가 이들을 상대로 성 착취는 물론 인신매매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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