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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세력바둑' 오세훈 '실리바둑'…황교안 미래 대비한 엇갈린 포석

최종수정 2019.02.12 11:16 기사입력 2019.02.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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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명분 확보 훗날 도모, '재등판' 준비…오세훈 '경선 지킴이' 자처, 정치적 실리 선택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엇갈린 선택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미래를 겨냥한 포석과 맞물려 있다. 홍 전 대표가 훗날 도모를 위한 '세력 바둑'에 방점을 찍었다면 오 전 시장은 경선 지킴이 이미지 확보를 토대로 한 '실리 바둑'을 선택한 셈이다.


이른바 당권 주자 '빅3'로 불렸던 두 사람이 불출마와 출마를 선택한 것은 가깝게는 한국당 전당대회, 멀게는 차기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홍 전 대표는 특유의 '인파이터' 정치 행보로 한국당 전대 흥행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미디어 정치에 능한 홍 전 대표가 TV 토론에서 황 전 대표를 매섭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창과 방패의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불출마 카드를 꺼내면서 경선 흥행의 핵심축이 무너졌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부인 이순삼(오른쪽 두번째) 씨 등 30일 서울 여의도 The K 타워에서 열린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자리에서 당권 출사표를 던졌다./윤동주 기자 doso7@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와 부인 이순삼(오른쪽 두번째) 씨 등 30일 서울 여의도 The K 타워에서 열린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자리에서 당권 출사표를 던졌다./윤동주 기자 doso7@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의 정당성 여부를 역사에 맡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정당이 아니라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으로 계속 머문다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지도부와 황 전 총리 쪽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불출마의 명분으로 당에 대한 충정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속내는 2·27 전대와 내년 총선까지 두루 고려한 정치적인 '승부수'라는 평가가 많다.


황 전 총리 입당 이후 당 안팎의 바람몰이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보이콧→출마'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차기 당 대표는 당의 복잡한 역학 구도와 관련한 갈등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내년 총선 공천 관리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결국 홍 전 대표의 불출마는 차기 당 대표가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을 내다본 포석이다. 당이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아간다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홍준표 등판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자리에서 전당대회 복귀를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자리에서 전당대회 복귀를 선언했다./윤동주 기자 doso7@



오 전 시장의 정치적인 계산은 전혀 다르다. 불출마 선택을 통해 당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경선 지킴이' 역할이 정치적인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오 전 시장까지 불출마를 선택했다면 사실상 '반쪽 전대'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경선 흥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 전 시장의 '보이콧→출마' 방향 선회는 당의 충격파를 최소화하는 충정에 의한 것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이 가능하다. 설사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기록한다면 정치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가동된다고 해도 때로는 견제 세력, 때로는 대안 세력으로 위치 설정이 가능하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만 오 전 시장이 전대에서 예상외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 재기의 꿈도 동시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의 행보를 놓고 홍 전 대표에게 선수(先手)를 빼앗겼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당 지도부의 경선 일정 강행 발표 이후 출마 또는 불출마를 빠르게 선택했다면 정치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선거 보이콧에서 출마로 기운 오 전 시장의 행보는 경선 흥행이 필요한 황 전 총리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우유부단한 정치인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면서 "홍 전 대표의 불출마는 명분을 확보하면서 훗날을 도모하는 노림수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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