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기업 3년 실적 분석해보니
작년 4분기 영업익 감소 13곳
반도체 의존 리스크 현실로
삼성전자 6조8000억 최대 감소
車산업마저 2년 새 영업익 44% 줄어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권성회 기자] 지난해 4분기 국내 주요 20대 기업중 13곳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반도체 업황 악화 및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 등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아시아경제가 11일 국내 20대 대기업(매출액 기준, 금융업ㆍ유통업 제외)의 2016~2018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기업은 총 13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대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총 19조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3749억원(25%), 전 분기 대비 11조2948억원(37%) 각각 감소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슈퍼사이클(초호황)로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 동력 역할을 하던 반도체 기업의 성장세가 지난해 4분기부터 크게 둔화된 탓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이 삼성전자 인 점이 이를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조8000억여원이나 줄었다. SK하이닉스 도 1분기 만에 2조여원이나 감소했다.
이같은 4분기 영업이익 역성장세는 전업종에 걸쳐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감소 5대 기업을 보면 SK이노베이션, LG전자, 에쓰오일 등의 순으로 화학(배터리), IT, 에너지 기업이 차지했다. 이중 SK이노베이션(-2788억원)과 에쓰오일(2923억원)은 적자전환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와 양대축인 자동차 산업이 역성장 늪에 빠졌다는 점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력 4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6년 11조2884억원에서 2018년 6조3147억원으로 44% 가량 감소했다.
반도체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 것도 우려스러운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6년 32조5174억원에서 2018년 79조733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두 기업이 20대 대기업들의 총 영업이익과 매출액에 대해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52.91%에서 76.73%, 28.27%에서 31.78%로 각각 상승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착시현상에 가려진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며 "지난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자동차, 중화학 등 주력 산업들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반도체마저 역성장을 거두면서 경제 전반이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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