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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hell)톡’된 ‘헬로우톡’…한국인들, 성희롱·혐오로 국제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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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X들 전부 성노예 돼야”, “너 닮은 아기 갖고 싶어”
전문가들 “가학적·공격적 표현, 익명성의 폐해 중 하나”
국내 업체 아닌 탓에 경찰 수사도 쉽지 않아

‘헬(hell)톡’된 ‘헬로우톡’…한국인들, 성희롱·혐오로 국제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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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전진영 수습기자] # 일본인 마오(21·여·가명)씨는 한국어를 배울 목적으로 언어교환 어플리케이션인 ‘헬로우톡’을 설치했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자신의 일상을 올리는 ‘라이브’ 기능에 셀카와 일상 이야기를 올렸다가 남성 이용자들에게 성희롱 발언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이용자는 ‘일본 X들은 전부 성노예가 되어야 한다’라는 내용의 폭언을 하고 신고하기도 전에 계정을 삭제해버렸다.


# 지난해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왔던 이노우에 에리카(20·여)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한국인 남성들로부터 ‘나랑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하루에도 몇 통씩 받은 것. 에리카씨는 “갑자기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남성들이 있어 차단했다”며 결국 “연애 목적으로 연락하지 말아 달라, 여자와만 언어교환을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프로필에 공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언어교환 앱에서 한국인 사용자들이 성희롱과 혐오 발언 등을 일삼으면서 국제 망신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인 헬로우톡팀에서 개발한 ‘헬로우톡’은 15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며 전 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언어교환 앱이다. 이 앱을 이용해 20대 일본인 여성으로 프로필을 설정하고 일상 생활과 사진을 올리니 5분도 안 돼서 관심을 표현하는 ‘하트’ 20개가 찍혔다. 전부 한국인 남성 이용자였다.


이런 가운데 36세 한국인 남성이 일본어로 ‘얼굴이 귀엽고 내 스타일이다’며 외모를 평가하더니 ‘너 닮은 아이를 갖고 싶다’라는 성희롱 메시지를 보냈다. 이내 이 남성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며 음성 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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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톡 이용자인 일본인 노조미호 유키(20·여)씨는 “확실히 일본여자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든다”면서 “유창하지도 않은 일본어로 갑자기 이상한 메시지를 보내는데, 일본 여성들은 전부 한국 남자를 좋아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앱의 익명성 뒤에 숨어 가학적이고 공격적인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일본 여성을 상대로 한 혐오 발언은) 좋지 않은 형태의 반일감정이 표출되는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개발업체가 프로필 사진 확대를 차단하고, 만남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공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악용 사례를 막을 실질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희롱이나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신고하더라도 헬로우톡팀이 중국 심천과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어 경찰 수사가 진행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앱에서 일어나는 각종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범죄에 대해서는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수사 착수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업체 측에서도 회원들의 개인정보 문제 등을 이유로 수사에 미온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전진영 수습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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