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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장 앞, 저녁 8시 되자 ‘암흑’…주민들 “손혜원은 목포의 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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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타운’ 논란속 창성장, 1박 투숙해보니…
“목포는 죽은 도시… 죽을 사람도 없어 장례식장마저 한산”
“손의원 개인 아닌 시 차원으로 문화재 거리 사업 추진했어야” 반론도

▲22일 밤 8시 목포 대의동 창성장 앞 골목.

▲22일 밤 8시 목포 대의동 창성장 앞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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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목포는 죽은 도시나 다름 없어. 돌아다녀봐 귀신이 나올지 쥐가 나올지 몰라.”
22일 오후 8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조카 명의라는 ‘창성장’ 앞 거리는 암흑이었다. 같은 시각 서울이라면 사람들로 한창 북적일 시간에 창성장 앞 골목에는 차들만 몇 대 드문드문 서 있을 뿐이었다. 지나다니는 사람은 10여분이 지나도록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했다. 이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황모씨는 “낮에는 (자유한국당의)나경원 의원 등이 와서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밤에는 보통 이렇게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창성장 객실 안에 놓여있는 자개장.

▲창성장 객실 안에 놓여있는 자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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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장 내부도 한산했다. 밤 11시가 될 때까지 10실 중 4곳이 빈 방이었다. 객실 내부는 TV도 없이 자개장, 거울, 침대, 의자 두 개로 단촐했다. 손 씨의 조카를 대신해 창성장을 운영하고 있는 매니저는 “그나마 어제 오늘은 예약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수원에서 창성장을 찾아왔다는 홍모(49)씨는 “해방촌을 상상하고 왔는데 유달산을 둘러보니 유료 주차장이 말만 유료 주차장이지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무료로 운영되고 있었다”라면서 “기사를 봤을 때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줄 알았는데 막상 와 보니 무섭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부동산 투기는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는 “손 의원 개인이 아닌 목포시 차원에서 주택을 구입했어야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의 의도와 상관없이 본인과 측근이 20여채 넘게 집중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모양새가 부적절해 보인다는 반응이었다.
▲창성장 바로 옆 건물. 허물어져가고 있다.

▲창성장 바로 옆 건물. 허물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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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창성장 인근에서 25년째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정희씨는 “손혜원은 목포의 은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부동산 가격이 올랐나”는 질문에 “평당 130만원 정도 했던 게 250만원까지 올랐다”면서도 “하지만 이마저도 25년 전 가격인 평당 500만원의 절반 수준”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골목을 돌아보라, 귀신이 나올지 쥐가 나올지 모른다”면서 “전부 흙벽이라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몇 억씩 들여 새로지어야 할 집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30평 남짓한 백반집 내부를 가리키며 “이 곳도 필지상으로는 2채”라면서 “1채당 10평 남짓하는 구옥을 리모델링하다보니 집 한채당 2, 3채로 필지가 나와있다. 기사 좀 제대로 쓰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손 의원에게 실제 건물을 판 사람은 9사람인데 20여채를 샀다는 보도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목포역 앞 '번화가' 빈 건물에 '권리금 없음, 임대' 라는 쪽지가 붙어있다.

▲목포역 앞 '번화가' 빈 건물에 '권리금 없음, 임대' 라는 쪽지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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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장에서 도보로 10분 가량 떨어진 목포 시내 가장 번화가라는 목포역 바로 앞 ‘젊음의 거리’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메인 거리 초입부터 500m가량 걸어가는동안 눈에 띤 빈 매장만 13곳. 이들 매장 곳곳에는 ‘임대 문의’, ‘매매’ 등 건물을 내놓았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아예 ‘권리금 없음’을 내건 가게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문을 연 매장도 주인만 덩그러니 앉아있을뿐 손님들은 찾아보기 힘든 개점 휴업상태였다.

▲22일 저녁 7시30분 목포시내 번화가 거리 빵집. 손님이 한 명도 없다.

▲22일 저녁 7시30분 목포시내 번화가 거리 빵집. 손님이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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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에서 속옷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현화씨는 “장사가 안되다 보니 매장을 내놓고 떠나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에게 일각에서 보도된 것처럼 ‘손 의원의 투기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때문에 임대료가 올라 부담이 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신씨는 “임대료는 오르지 않았다”면서 “그저 매출이 그만큼 나오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고 떠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히려 있던 권리금마저 없애고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김모(37씨)도 “평일 저녁에는 6시30분만 돼도 손님이 없다”면서 “오히려 최근에는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도 임대료를 낮추지 않아서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북적이던 곳이 조선소 구조조정으로 인구가 크게 줄어든데다 그나마 있는 손님들이 남악에 생긴 아울렛 때문에 한산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목포시민들은 오히려 최근 목포에 집중된 관심에 실낱같은 희망을 거는 분위기였다. 창성장 인근 산정동 근화 황제아파트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주성대(75) 씨는 “조선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부동산 가격이 오를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주씨는 “옛날 같으면 조선 소사람들이 돈을 쓰고 돌아다닐텐데 요즘 목포는 돈을 쓸 사람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목포 예향병원 인근 장례식장에서 만난 장례식장 직원은 “목포는 사람살지 않는 도시가 된 지 오래”라면서 “죽을 사람도 없어 장례식장마저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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