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문제 지적, 북남대결 부추겨"…유엔 보고관 방한 비판

北, "북한은 나라 전체가 감옥이다" 지적한 킨타나 유엔 특별보고관 비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두고는 "南 화답해야" 연일 촉구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 선전매체들은 21일 자신들의 인권 문제를 지적한 유엔(UN) 특별보고관의 방한 활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대북제재로 인해 멈춰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두고는 남한의 적극적인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방한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 대해 "여기저기에 코를 들이밀고 북 인권 나발을 불어대며 우리 공화국을 터무니없이 걸고 들었는가 하면, 남북협력과 인권의 동시 해결을 운운하며 북남대결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반도 현 정세 흐름과 동떨어져 대결의 냉기를 풍기는 매우 온당치 못한 행위"라며 "사실상 반공화국 인권 모략소동으로 북남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해치려는 것으로서 그야말로 남의 집에 뛰어든 불청객의 푼수 없는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 '조선의 오늘' 등도 킨타나 보고관의 방한을 비판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오는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북한 인권 상황 관련 보고서의 정보를 얻기 위해 지난 7~11일 방한했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나라 전체가 감옥이다"고 지적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 주민들은 예외 없이 착취성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강제퇴거를 당하는 등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북한 내 사회적ㆍ경제적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두고는 연일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 당국은 (북한의) 신년사에서 천명된 북남관계와 관련한 구체적인 제안들이 긍정적이지만 이행에서는 미국과 협의해보아야 한다는 식의 모호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측이 개성공단ㆍ금강산 관광 재개를 놓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게 북한의 취지다. 우리민족끼리는 "역사적인 (북한의) 신년사에 천명된 북남관계 제안들은 외부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물리치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북남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도"라며 "남조선 당국은 그 심원한 뜻을 옳게 헤아리고 화답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도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뜻을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남조선 당국의 태도는 우유부단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비핵화 등 조치에 따라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남측의 입장에 대해 북한이 여론 공세를 벌이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