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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걸이보다 비싼 붕어빵? 명동 길거리 음식 ‘바가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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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구이 1만5000원·크레페 6000원·붕어빵 3500원
귀걸이 등 각종 액세서리는 1개당 1000~3000원에 판매
외국인 관광객 "빅맥보다 크레페가 비싸…어글리 코리아"

귀걸이보다 비싼 붕어빵? 명동 길거리 음식 ‘바가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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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해도 너무 하네요. 붕어빵 2개가 7000원이라니요.”

최근 한국으로 여행 온 일본인 친구를 데리고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박재윤(28)씨는 부끄러움을 감출 길이 없었다. 한국 길거리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친구를 위해 노점상들이 밀집해 있는 골목을 들렀는데, 길거리 음식들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기 때문이다. 4000원짜리 닭꼬치는 지역 축제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가격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호떡이나 어묵이 1개당 2000원씩 하는 것을 보고는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박씨는 “몇년 만에 명동을 찾았는데 길거리 음식들의 가격이 황당할 정도로 비싸져 있었다”면서 “나 같은 내국인도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을 정도였는데,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지 안 봐도 뻔하다”고 씁쓸해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손꼽히는 서울 명동 거리의 지나치게 비싼 음식값이 ‘바가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점포는 가격표조차 표시하지 않은 채 외국인들을 상대로는 더 비싼 가격을 받기도 하고 있어 국가 망신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20일 명동 일대를 직접 찾아 길거리 음식들의 가격을 확인한 결과 가장 비싼 음식은 랍스터꼬리 구이(1만5000원)였다. 키조개 구이(1만원), 크레페(6000원), 마약옥수수와 닭꼬치(4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길거리에서 사먹는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높은 가격인 데다가 한국의 전통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철 길거리 음식인 오뎅과 붕어빵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명동 거리의 노점상들은 부산오뎅을 1개당 2000원에, 붕어빵은 1개에 3500원이나 받고 있다. 붕어빵의 경우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붕어빵보다 크기가 약간 크고 종류가 다양하긴 하지만, 너무 비싼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번 겨울 대부분 지역에서 붕어빵은 2~3개에 1000원가량에 판매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지나치게 비싼 음식 가격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올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중국인 관광객 지우 시앙(26·여)씨는 “크레페 1개가 맥도날드 햄버거(빅맥)보다 비싸 많이 놀랬다”면서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먹었지만, 다음에는 차라리 패스트푸드점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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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거리의 이 같은 상황은 유독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심한 모양새다. 애초 명동 거리는 길게 줄지어 선 화장품 가게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날도 많은 화장품 가게에서 50%가 넘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귀걸이 등 각종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노점상들도 귀걸이나 팔찌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 노점상은 귀걸이 1세트당 1000~3000원의 가격표를 붙여 놓고 영업 중이었다. 붕어빵 1개보다 액세서리가 더 싼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자릿세가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확인 결과 명동 거리 노점상들의 자릿세는 연 평균 150만원꼴로 한 달에 13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 상인 이철영(가명)씨는 “우리 같은 노점상은 비가 오고 하면 장사를 아예 접어야 한다”면서 “그런 핸디캡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비싸게 받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관할 구청인 서울 중구도 길거리 음식 관련 민원이 자주 들어오지만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지자체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가격 관련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상인들에게는 계도밖에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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