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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리! 우리말"…'말모이' 타고 다시 부는 순우리말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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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의 사전편찬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 100만관객 넘기며 흥행
영화 관람 후 관객들, 일상서 우리말쓰기 앞장
관람객들 "목숨걸며 지킨 우리말, 허투로 써서 안된단 생각"
대학 국문과생들도 '방언 수집' 등 비인기 어학과목 다시보기

영화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 오른쪽)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 왼쪽)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 오른쪽)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 왼쪽)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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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민들레가 왜 민들레인지 아니? 문 주위에 피는, 흐드러지게 많은 꽃이란 의미란다."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려다 옥고를 치른 조선어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말모이'에 등장하는 대사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말모이는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이 영화는 지난 9일 개봉해 171만명(18일 기준)의 관객을 모았다. 새해 들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순우리말은 대중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순우리말 쓰기에 앞장서고 있다. 직장인 김지민(30)씨 역시 지난 13일 영화를 관람한 이후 언어습관을 되짚고 있다. 김씨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조들의 역사가 주는 울림이 컸다"며 "사실 신조어나 외래어에 익숙해져 같은 의미를 가진 우리말을 안 돌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호떡', '민들레' 등 영황에 등장하는 우리말뿐만 아니라 일상속에서 우리말 쓰기에 나섰다.

김씨는 "말은 길처럼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부터라도 '아리아리(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나아가자)', '시나브로(모르는 사이 조금씩)' 등 예쁜 우리말을 주변에 알리고 쓰려 한다"고 밝혔다. 직장 내 동료 몇몇과 신조어·외래어를 쓸 경우에는 벌금을 내는 규칙까지 정했다. "동료들과 함께 영화를 본 이후 우리말을 제대로 공부하고자 나름의 스터디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특히 각종 신조어에 익숙한 20~30대 사이에선 반성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젊은 세대는 '롬곡옾높(폭풍눈물을 거꾸로 뒤집은 글자)', '정말, 매우' 등 강조의 성격을 띄는 '개OO, 핵OO, 존OO', 너무 많은 정보라는 뜻의 'TMI(Too Much Information)' 등의 신조어가 일상에서 유행하고 있다.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정인호(28)씨는
대학의 국어국문학과생들은 '방언 수집' 등을 다루는 비인기 어학과목을 다시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시내 한 대학 국문과 재학생인 김가연 씨는 "방언을 녹음하고 공부하는 어학과목을 수강했었는데 당시엔 '어차피 다 조사됐는데 무슨 의미야?'라며 냉소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영화를 보며 말을 모으는 과정이 얼마나 지단했는지 깨닫게 됐고 다음학기 어학과목 수강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촬영 당시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순우리말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도 관객들을 마음을 움직였다. 촬영 당시 배우와 스태프들은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외래어, 일어, 외국어 등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순우리말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촬영 현장에 '외래어·외국어는 안돼요'라는 표어를 적어 붙이고 카메라 구도와 장면 등을 볼 수 있는 '콘티북'은 '그림책'으로, '파이팅'이라는 구호는 '힘내자'로 바꿔 사용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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