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쪼개기 후원' 알았나 몰랐나…황창규 혐의, 쟁점은 '보고'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검찰 송치
경찰, 내부 문건·임원 진술 확보
사장급 임원 동원도 근거
황 회장은 "기억 없다"

황창규 KT 회장./윤동주 기자 doso7@

황창규 KT 회장./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황창규 KT 회장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사전 보고' 여부다. 국회의원 불법 후원에 대해 황 회장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면 법적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17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횡령 혐의를 적용해 황 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황 회장의 주도 또는 묵인 아래 KT 대관업무를 맡고 있는 CR부문이 실무를 맡아 비자금 조성과 불법 후원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지난해 1월 KT 본사ㆍ광화문지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내부 문건이다. '후원관련 계획보고'라는 문건에는 그간 어떤 의원실에 얼마나 후원했고, 향후 누구에게 얼마를 후원하겠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 둘째는 해당 문건을 가지고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당시 CR부문 임원들의 진술이다.

마지막은 CR부문 책임자인 부사장보다 높은 사장급 임원들이 의원실 후원에 동원됐다는 점이다. KT의 불법 후원은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외부에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비자금을 각 임직원들에게 배분해 개인 명의로 10만~300만원을 분산 후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황 회장의 지시나 묵인 없이 단순히 CR부문의 지시만으로는 사장급이 후원에 동원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쟁점은 황 회장에게 이 같은 '쪼개기 후원' 사실이 보고됐는지 여부다. KT는 후원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진 후원임을 주장하고 있다. 황 회장 또한 경찰 소환조사에서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CR부문 임원들의 진술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다만 경찰의 증거에도 약점은 있다. 후원계획 보고문건이 직인이 찍혀있는 정식 보고 문서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결재라인이 없는 서류인 것은 맞다"면서도 "이 문서를 가지고 (황 회장에) 보고가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내용과 틀도 갖추고 있다"고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결국 황 회장의 유ㆍ무죄는 진술의 신빙성과 정황증거가 어느 정도로 인정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공은 검찰에 넘겨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조만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이 황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추가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