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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위협하는 연어, 밥상 점령한 수입산…'신토불이'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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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수입 2년새 껑충
FTA확대로 선택권 넓어지고
'싸고 안전하다' 인식확대…소비자 입맛 잡아
고등어 위협하는 연어, 밥상 점령한 수입산…'신토불이'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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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조목인 기자] #저녁 반찬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들른 주부 신미정(48) 씨는 수산물 코너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노르웨이산 연어를 카트에 담았다. 이어 과일 매대에서 미국산 아보카도와 칠레산 체리를 선택했다. 신 씨는 "평소 자주 먹는 갈치, 고등어보다 오메가3와 비타민D가 풍부한 연어를 활용해 오늘 저녁은 연어 스테이크를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산이 좋다고는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모두가 아는 맛이라 수입산 과일도 자주 사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모리타니아산(産) 문어, 세네갈산 갈치.'
수입 농수축산물이 한국 소비자들의 식탁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대상국가 확대로 전 세계 농수축산물을 저렴하게 수급할 수 있게 된데다 한국산 대비 월등한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잠식이 거세지고 있는 것. 여기에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지고 있어 수입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8일 관세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고기 등 국내 축산물 수입금액은 2016년 38억달러에서 지난해 51억달러로 2년새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고기 수입금액은 20억달러에서 26억달러로 늘었고 돼지고기도 12억달러에서 17억달러로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수입산 소고기 비중은 이미 국내산을 넘어섰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수입산 소고기 판매 비중은 59.4%로 한우(40.6%)보다 18.8%포인트 높다. 지난해 수입육 매출 신장률은 2.3%를 기록한 반면 한우는 6.7% 역신장했다. 2017년 55.2%로 절반을 넘어선 이마트의 수입산 소고기 비중도 지난해 57.5%까지 확대됐다. 최근엔 대형마트를 비롯해 일반 외식전문점에서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 취급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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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도 수입산이 강세다. 국민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갈치 등은 과거엔 국산 일색이었지만 세네갈, 노르웨이 등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2년 39.5%였던 수입산 수산물 비중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 급증으로 연어는 지난해 롯데마트의 생선 매출 순위 3위까지 뛰었다. 1위 갈치, 2위 고등어와 함께 대표적인 국민생선 반열에 오른 것. 관세청 조사 결과 지난해 수산물 수입금액은 50억 달러였다. 이는 2016년 대비 28% 뛴 수치다.

홈쇼핑에서도 킹크랩이나 랍스터, 연어 등 수입수산물 등이 가격 경쟁력으로 방송때 마다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GS홈쇼핑에서는 지난 15일 오후 6시40분 캐나다산 랍스타를 선보여 55분동안 2억7000만원어치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여행이나 미디어 등을 통해 수입산 과일과 생선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선호도가 높은 상품들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과일류다. 관세청에 따르면 너트류를 포함한 바나나, 체리 등 과일 수입금액은 2016년 16억달러에서 지난해 19억달러로 18% 증가했다. 특히 포도 수입이 가장 눈에 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포도 수입량은 지난해 11월 기준 6만8749t, 금액으로는 1억94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총수입량 6만9402t에 육박한 양으로 12월 통계까지 합하면 전체 수입량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액도 1억8491만 달러로 이미 추월했다. 여기에 제철 과일 가짓수가 많지 않은 겨울철 대체 수요로 열대과일이 인기를 끈데다 접근성이 높아져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 수입과일인 바나나는 이미 수년째 제철과일인 딸기와 사과, 귤 등을 제치고 대형마트 과일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아보카도와 키위의 매출 비중도 크게 뛰었다. 홈플러스의 최근 3년간 수입과일 매출 기여도 1위는 키위. 지난 3년간 누적 매출 신장률은 73.8%에 달했다. '숲속의 햄'이라 불리는 아보카도도 같은 기간 누적 신장률이 199%였다.

안병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가 최근 조사한 수입 축산물 취식의향에 따르면 '호주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소비자는 47.3%로 '먹지 않겠다'는 답(18.4%)을 크게 넘어섰다. 미국산 소고기 역시 먹어보겠다는 응답이 35.7%로 2013년 조사때보다 10.1%포인트 높아졌다. 안 교수는 "소비자들의 수입 축산물에 대한 의향이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과거에 비해 안정성을 우려하는 소비자 비중이 작아진 것이 수입 축산물 소비 증가의 중요 요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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