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에 극도로 말 아껴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말모이'이 관람에 앞서 한글 보존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우리말가꿈이’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화 '말모이'는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키려고 노력한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그렸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날인 17일 일제강점기를 역사적 배경으로 한 영화를 관람했다.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역사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한일 관계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만큼 이날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구체적인 언급에는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영화 관람 전 '한일 관계가 심각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기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침묵도 반응이다"라고만 답했다.
이 총리는 영화가 끝난 뒤에는 상영관 옆 별도의 공간에서 맥주를 마시며 단체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영화에 대해 "역사적 사실 몇 가지를 얽어놓고 나머지는 픽션으로 꾸몄는데 극도의 갈등이나 긴장이 있지는 않아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며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사전을 가진 언어가 전세계에 20개밖에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대단히 놀랍다"며 "그것도 나라를 빼앗겼을 때 사전이 나왔다는 것은 굉장히 역설적"이라고말했다.
이 총리는 "3ㆍ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위원회가 한자가 잔뜩 들어가서 어려운 기미독립선언서를 쉬운 말로 바꾼 독립선언서를 만들었다"며 "이 내용이 학회로부터 일단 동의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 참석자가 '공공기관 언어가 쉽고 바르게 우뚝서야 할 것 같다'고 지적하자 "저는 예민한 편으로, 말에 대한 집착 같은 것이 있다"며 "연설문을 쓰는 직원들이 공무원 중에 가장 어려운 직업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대화하기 불편한 상대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와 나눴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총리는 "지난 대선 때 1등 후보가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는데, 그때 후보와 통화할 일이 있었다"면서 "'저 사람들이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저 사람들이 나의 우아함과 포용력을 보여줄 기회를 주는구나'라고 생각하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인류 멸종까지 가능…'블랙박스'에 가려진 AI 위험...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