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메시지 꺼냈지만, '도로 친박당' 우려…내년 4월 총선 황교안 영향력, 부담감 동시에 커져
15일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결과 황 전 총리의 정계 진출 지지는 38%, 반대는 50%로 조사됐다.
일단 반대가 더 높은 수치로 나왔지만 범보수·야권 성향의 응답자들은 80%의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확장성이 큰 중도층·무당층은 35%에 불과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보수 진영의 관심도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덕분에 한국당은 정치 주목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지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황교안'이라는 흥행 카드를 너무 일찍 꺼낸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 때문이다.
황 전 총리는 2월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 선언은 시간문제라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황 전 총리가 전대에 나설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황 전 총리가 무난하게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21대 총선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할 기반이 마련된다. 이른바 '자기사람' 심기를 통해 원내 우군을 확보할 수도 있다.
문제는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인 부채를 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황 전 총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다. 통합을 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면서 화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미 '도로 친박(친박근혜)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다시 박근혜당, 원조 국정농단 정당, 탄핵정당, 친박정당으로 회귀했다"면서 견제구를 날렸다. 황 전 총리가 한국당 간판이 된다면 그동안 추진했던 변화와 쇄신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고민이다. 황 전 총리의 등판 시기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황 전 총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유력한 영입 이벤트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선거에 중요한 역할을 맡기면서도 결과에 대한 부담은 분산하는 효과가 있는 탓이다.
하지만 황 전 총리가 조기 등판을 선택하면서 21대 총선 결과를 온전히 짊어져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보수진영의 유력한 대선카드를 소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황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설 경우 한국당 중심의 보수 대통합 구상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유승민·이언주 의원 등 한국당 입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치인들이 도로 친박당 논란을 무릅쓰고 당에 합류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황 전 총리는 당 안팎의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도 남아있다.
정두언 전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정치적인 미래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꽃길을 걸어왔는데 이제 정말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한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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