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 인간과 유사 기관 제브라피시로 실험
배아 난황·미토콘드리아 훼손, 질병과 발달장애 유발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미세 플라스틱의 체내 유입 위험성이 끊임없이 제기된 가운데, 몸속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이 세포를 훼손하고 다른 물질의 독성을 증폭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브라피시 체내에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이 배아의 난막을 통과해 그 안에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배아 기관 중 영양 공급 기능을 하는 난황에 주로 쌓였는데, 배아의 난황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발달장애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축적된 미세 플라스틱은 세포의 호흡과 에너지 생산을 담당해 ‘세포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될 경우 각종 질병의 발병 소지는 더욱 높아진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나노플라스틱 노출 물고기 배아 사진. 정상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왼쪽)의 모양이 온전한 반면 나노플라스틱에 노출된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오른쪽)는 모양이 일부 망가져 있다. 사진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본보기 아이콘미세 플라스틱의 체내 유입 경로는?
그렇다면 미세 플라스틱은 어떻게 체내에 유입될까? 그린피스와 김승규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21개국에서 생산된 39종의 소금 중 36개 제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소금에서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 평균 개수와 세계 평균 1인 하루 소금 섭취량을 곱하면 1인당 매년 약 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소금 섭취를 통해 체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24개 정수장 중 3개 정수장에서 수돗물 1ℓ당 0.2~0.6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한강에서는 ㎥(t)당 1~2.2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대학 필립 슈와블 박사 연구팀은 전 세계 8개국 사람의 대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전원 대변에서 10g당 평균 2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플라스틱병에 담긴 음료 또는 물을 마셨고, 비닐 포장된 음식을 섭취했는데, 참가자 전원 공통으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은 음료수병의 소재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와 포장재, 가전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으로 밝혀졌다.
한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몸속에 분포하면서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에 의한 독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확인됐다”며 “미세 플라스틱이 잠재적으로 체내에서 심각한 독성을 유발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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