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졌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대표팀 내 갈등이 2라운드로 번졌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 받아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던 김보름(26)이 "자신이 오히려 괴롭힘의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면서다. 올림픽 이후 약 1년 만에 그가 내놓은 해명에 빙상계가 또 한 번 소란하다.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체육계를 발칵 뒤집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22) 문제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LIVE'에 출연해 "2010년 대표팀에 들어간 뒤 노선영(30)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을 듣고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쉬는 시간에 (노선영이)라커룸으로 따로 부르거나 숙소로 오라고 해서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노선영은 김보름의 한국체대 선배다.
김보름은 이날 "경기 중 속도를 높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분석 결과 평소 기록보다 0.1초 늦었다"고 해명했다. 특혜 훈련과 관련해서도 "노선영이 국내 대회에 참가한 5일을 제외하고는 팀추월 훈련을 줄곧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을 통해 주장이 나온 시점도 다소 애매했다. 심석희의 폭로로 체육계가 떠들썩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김보름의 인터뷰가 나간 뒤 "조재범 전 코치와 관련한 사태로 뒤숭숭한 빙상계가 김보름의 주장을 통해 여론을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내보낸 제작진은 "김보름과의 인터뷰는 심석희의 폭로가 나오기 이전에 진행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보름은 "앞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국민과 팬에게 쌓인 오해를 풀어가고 싶어서 (방송에)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 불붙은 공방에 노선영은 별다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제작진의 해명 요청에 "특별히 할 말이 없는 것 같다"고 일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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