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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헛발질·역부족”…정부의 ‘구멍 뚫린’ 수출 기업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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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수출 둔화 조짐…韓 경제 비상상황
정부의 수출 기업 지원은 구멍 숭숭

“무관심·헛발질·역부족”…정부의 ‘구멍 뚫린’ 수출 기업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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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주상돈 기자] 올해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정부가 오히려 수출 기업 지원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않으면 수출 경쟁력이 더욱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이르면 오는 20일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통상업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 국내 물량 90% 이상 수출하는 폴리실리콘…中 반덤핑 관세 위기

태양광 모듈 원료인 폴리실리콘은 국내 물량의 약 90%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이다. OCI는 군산에서 연간 5만2000t, 한화케미칼과 한국실리콘은 1만5000t을 만들어낸다.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5위권 안에 든다. 중국이 반덤핑 관세 부과는 국내 폴리실리콘 업계의 존폐가 달린 문제지만 정부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2년 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당시 중국 상무부가 폴리실리콘을 꼭 집어 보복성 반덤핑 조사를 실시했을 때도 이들 기업은 중국 상무부에 직접 자료를 보내고 외교부를 통해 해명해야 했다.

산업부 신재생 관련과는 화학 품목이라며, 화학 관련과는 신재생 품목이라는 이유로 서로 떠넘기고 있다. 반덤핑은 통상 관련과에서 다루긴 하지만 모든 산업 분야를 다루는 곳이라 대응에 한계가 있다. 국내 제조기업 관계자는 “산업부 실·국별로 수출 실적을 관리를 위해 품목별 집계를 하는데 폴리실리콘은 담당과가 없어 아예 빠져있다”며 “중국과 통상 문제가 발생하면 각자도생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 분위기를 타고 반덤핑 관세까지 높아지면 수출이 전부인 폴리실리콘 사업은 접어야 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스테인리스와 금호피앤비화학의 패놀도 현재 중국의 반덤핑 관세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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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에게 안 내도 될 관세까지 부과했다가 다시 토해내

정부가 수출 기업에 안 내도 될 관세까지 부과한 헛발질이 제지 당한 사례도 있다. 지난 11월 국무총리 산하 조세심판원은 관세청이 국내 정유사에 뒤늦게 매긴 과세를 취소 결정했다. 관세청은 2017년 2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에게 영국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입했던 원유 관세를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정유사들이 셸에게 직접 수입한 게 아니라 대행사를 통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6년 동안 무관세로 수입했던 원유에 매긴 관세는 600억원(업계 추정)에 달했다.

정유업계는 셸은 원래 대행사를 통해 원유거래를 해 왔다고 반발하며 당시 조세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조세심판원은 관세청의 과세가 잘못됐다며 업계 손을 들어줬다. 정유업계는 납부했던 관세를 최근 돌려받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의 원칙주의 때문에 수출주력업종의 세 부담만 더 늘어날 뻔 했다”고 토로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교수는 “미·중 무역 분쟁이 현재 진행형인데다 세계 보호무역주의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을올리려면 평소 정부의 위기가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 수출금융지원 규모는 6년전 보다도 적어

정부는 수출금융지원규모를 지난해 205조원에서 올해 217조원으로 12조원 늘렸다. 하지만 수출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2013년 226조원 규모에서 2016년 169조원으로 줄어든 것을 다시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를 넘어선 만큼 수출금융지원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수출금융지원이 ‘수출초보’ 기업에 집중돼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상만 덕성여대 교수는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수출초보 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당장 성과로 이어지긴 힘들기 때문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거나 수출계약이 임박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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