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리포트-폭풍눈물 2534]
"미래 희망적" 20%도 못미쳐
가장 큰 이유 "나 스스로 무능해서"
청년 1000명 설문조사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이 시대 청년들은 미래에 희망이 없으며 그런 현실을 헤쳐갈 능력도 없다고 느끼는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다. 흡사 '집단 우울증'과 비견된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본지 설문결과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청년은 10명 중 1.8명에 그쳤다. '매우 희망적'이라고 답한 청년이 2.2%, '희망적'이라고 답한 15.7%뿐이다.
능력이 있는 데도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끼는 심리는 아론 벡의 '인지삼제(cognitive triad)' 이론으로 설명된다. 우울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인 인지삼제는 나ㆍ세상(현재)ㆍ미래 등 3가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말한다. 스스로를 보잘 것 없게 여기고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며 미래를 절망하는 심리가 우리 청년들에게 고스란히 스며있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인지삼제는 주변 상황이 '깜깜'하고 미래도 '깜깜'한 상황인데 자신에게 대처능력마저 없다고 여기는 것"이라며 "이 같은 병적인 현상이 청년들 일부가 아닌 상당수에게서 나타나고 있어 우리 젊은이들이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제어능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결국 '계층'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계층이 존재한다'는 설문에 44.4%가 '매우 그렇다', 47.8%가 '그런 편'이라고 답했다. 계층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0.4%), 존재하지 않는 편이다(1.0%)라고 답한 경우는 극소수였다. 사실상 모든 청년들이 자신의 노력 여하와 상관 없이 운명을 결정해버리는 '계층'의 벽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현실로 인정하는 셈이다. 실제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지 않는 이유 3위는 '가족ㆍ집안 등 뒷배경이 없어서'(15%)였다.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는 이들이 꼽은 이유 3위 역시 '가족 집안 등 뒷배경이 좋아서'(10.6%)다. 계층 간 이동의 어려움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앗아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결과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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