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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청부 입법…카풀 논란 한 복판, 국토부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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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 택시 월급제 도입 발언 이후

여당 의원 '택시 사납금' 폐지法 발의

택시 업계 카풀 반발 거센데...국토부 '뒷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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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택시 사납금제를 실질적으로 폐지하고, 택시 운전자들의 월급제 도입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밝히 내용이다.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택시 운전자가 국회 앞에서 분신한 사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대책을 따져 묻자 한 답변으로, 관련 정부 입법안을 준비중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정작 국토부가 아닌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최근 정부의 청부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각종 현안에 대해 정부 대신 여당에서 총대를 메고 법 개정 작업에 나서면서 정부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택시회사와 운전자의 준수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사납금제가 실질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택시발전법 개장안을 통해 택시기사의 근로시간을 미터기 등 운행정부 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제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납금 제도는 택시 기사가 차량을 대여해주는 회사에 하루 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일정액을 택시회사에 주는 제도로, 장시간 택시 노동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 의원은 "사납금제는 대표적 불공정 사례로 을지로위원회 1호 법안으로 제출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정부와 협의하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여당은 이틀 뒤 당정협의를 갖고 택시 기사 사납금을 폐지하고 월급제를 전면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택시 월급제와 관련한 별도의 정부안은 제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박 의원이 을지로위원장을 맡으면서 이미 9월부터 해당 법안을 준비했다"면서 "정부와 계속 (법안) 내용을 조율했고, 같은 내용의 법안이 이미 제출된 셈이기 때문에 정부안을 따로 마련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청부입법은 정부가 만든 법률안을 국회의원에게 청탁해 의원 이름으로 제출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통상 정부안의 경우 국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입법예고를 거치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하지만 의원 입법의 경우 이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는데다 국회 심사에서도 호의적이다.

그렇다보니 최근 들어 정부법안은 줄고 청부입법이 늘고 있는 추세다. 18대(2008년 5월~ 2012년 5월)국회 시절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1693건이었지만 19대(2012년 5월~2016년 5월) 국회에선 1093건으로 줄었다. 지난 2016년 5월 20대 국회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제출한 정부 안건은 844건에 그치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새벽 국회를 통과한 종합부동산세 개정안도 정부의 9ㆍ13 부동산 대책의 일환이었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의 수정안이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월2회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경우에도 올해초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대를 메고 대표 발의했다. 야당 관계자는 "택시 운전자들이 생업을 포기하는 엄중한 상황인데 정부가 여당 뒤에 숨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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