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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승으로 ‘착한 한끼’ 사라지고 있다…떡볶이·김밥·햄버거 가격 쭉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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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떡볶이 들썩…식후 커피 한잔 부담스러워
주요 식품·외식업체 가격 인상 잇따라
원재료값·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최저임금 상승으로 ‘착한 한끼’ 사라지고 있다…떡볶이·김밥·햄버거 가격 쭉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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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5일 정오 서울 충무로의 한 김밥·분식 가게. 주말 이 시간이면 손님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던 이곳의 풍경이 사뭇 다르다. 몇몇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조금 썰렁했다. 가게 사장은 인건비도 부담되고 임대료도 오른데다 음식 재료값도 비싸 김밥과 떡볶이 등의 가격을 1000원씩 올린 이후 손님이 20%가량은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비용이 오른 것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용돈이 부족한 학생 손님이 많다보니 매출 타격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서 만난 고등학생 유지희 양은 "용돈은 안오르는데, 떡볶이도 햄버거 가격도 올라서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중학생 이소연 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를 찾는다. 김 양은 최근 두끼에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가 벽에 붙혀져 있는 가격 인상 안내문을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는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매운 떡볶이가 최고인데 내년부터 1000원이나 오른다고 하니 다른 곳으로 가야되나 고민된다"며 "학교 인근 분식집의 라면, 김밥 가격도 올랐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너무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했다.

1년내내 식품·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을 받았단 '착한 한끼' 김밥과 떡볶이, 햄버거 등의 가격이 계속 오름세다. 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역시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업체들은 임대료·인건비·원재료 상승 '3중고'에 의해 고육지책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탓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갈수록 가벼워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용돈이 부족하거나,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1020세대의 물가 부담이 심한 상황이다.
롯데리아는 13일부터 전체 운영 제품 중 버거 11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데리버거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인상됐다. 평균 인상률 2.2%다. 올해 들어 벌써 두번째 가격 인상이다. 롯데리아는 이번 가격 인상이 각종 원자재 가격과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등 제반 경비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달 1일 홈서비스 메뉴 전체 69종의 가격도 올렸다. 단품과 세트 가격은 각각 200원씩, 팩 가격은 500원씩 올랐다. 평균 인상률은 4%다. 배달 최소 주문금액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 인상률은 1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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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주로 찾는 버거세트 가격은 이제 1만원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주요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면서 프리미엄 세트는 1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이지선 씨는 "친구들과 점심 한끼로 햄버거를 자주 사먹는 편"이라며 "그러나 두 브랜드 모두 가격이 올라 부담스러운데 롯데리아는 또 오르는 것인데, 소비자 등골만 휜다"고 전했다.

저가를 콘셉트로 내세웠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 김밥천국은 가맹점 자체적으로 주요 메뉴의 가격을 500원씩 올렸고, 큰맘할매순대국과 홍콩반점도 가격을 인상했다. '가성비 떡볶이'로 잘 알려진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는 내년 1월1일자로 가격을 올린다.

두끼는 "고객의 편의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원재료의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부득이하게 내년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성인 기준) 1인당 가격은 7900원에서 8900원으로 12.7% 오르고 학생은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4.5% 인상된다. 소인(7세 미만)의 경우 3900원에서 4900원으로 25.6% 높게 책정된다.

치킨도 2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BBQ는 지난달 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등 3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기본 프라이드치킨값이 1만8000원인데, 2000원의 배달비를 포함하면 2만원이 되는 셈이다. 교촌치킨과 굽네치킨은 배달비를 부과해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에 모든 치킨 브랜드들은 가맹점이 자체적으로 평균 2000원씩 올리고, 배달비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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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커피 한잔 가격도 이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제리너스는 13일부터 전체 판매 운영 제품 중 커피류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했다.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는 스몰 사이즈 기준 기존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고, 평균 인상률 2.7%다.

'착한 가격'으로 사랑을 받았던 이디야커피도 이달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했다. 전체 70개 제품 중 14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10% 올랐다.

직장인 박철민 씨는 "예전에는 국밥 한 그릇 한 후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코스로 즐기면 1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이젠 식사와 커피까지 하면 적어도 1만5000원은 있어야 한다"며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매일 커피 마시는 것이 사치 같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올해 식당 10곳 중 최대 8곳이 가격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해 3월 최저임금 적용 3개월을 맞아 실시한 '최저임금 적용 2개월 외식업 영향조사(300개소 기준)' 결과에서 응답자의 78.6%가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외식연구원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힘들어지면서 대다수 외식업체들이 메뉴 가격을 올리며 버틴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식품업체들은 매달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최소 30여개 업체가 최소 300여개 상품의 가격을 올린 곳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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