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반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와도 결별... 정교회 대분열 우려
러-우크라 간 크림분쟁은 명분, 그동안 쌓인게 터진 것이란 분석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 외신들에 의하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1월6일부터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에서 독립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교회의 성탄대축일인 1월7일 전날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에서 합동 예배를 집전한 후,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을 결정하는 결정서, 토모스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러시아의 모스크바 총대주교구 산하의 자치교회로 분류됐었다. 독립에 앞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대주교를 선출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교회와 우크라이나 내의 친 러시아 성향의 정교회 사제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의 주교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교회의 독립을 인정하기로 결정됐을 때부터 러시아 정교회는 콘스탄티노플과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하는 등 크게 반발해왔다. 모스크바 총대주교구에서는 공식적으로 지난달 13일,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결정은 무효라며 반발했으며,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와도 '불화'를 선언했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스 1세(왼쪽)와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총대주교(오른쪽)의 모습. 두 교구는 우크라이나 정교회 독립문제 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에서 줄곧 충돌해왔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대면 중인 키릴 총대주교(왼쪽)의 모습. 키릴 총대주교는 대표적인 친 푸틴 인사로 알려져있다. 러시아 정교회는 정교분리 원칙은 있지만, 역사적으로 정치권과 친밀한 관계를 줄곧 유지해왔다.(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에따라 러시아 정교회가 아예 전체 동방정교회에서 별도로 떨어져 나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는 전체 동방정교회의 교구들 중에 가장 크고 힘이 센 교구로 알려져있다. 전체 2억50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전 세계 동방정교회 신도 중 1억5000만명이 모스크바 대주교구 관할에 놓여있어 독립성이 다른 곳보다 훨씬 강했다. 역사적으로도 러시아 정교회는 현실정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현재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인 제 16대 키릴 총대주교도 러시아 내에서 대표적인 친 푸틴 대통령 인사로 손꼽힌다. 러시아 정교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합병 문제를 두고 분쟁을 벌인 2014년 이후 줄곧 러시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표면적으로는 러시아 정교회의 친 정부적 성향에 따른 대립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실상은 그동안 쌓여왔던 것이 터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 지역 교구가 로마 교황청 산하의 계서제에 따라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는 카톨릭과 달리 동방정교회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전체 동방정교회를 상징하긴 하지만, 각국의 교구들은 별도의 권한을 가지고 움직인다. 특히 1453년 오스만 터키의 침공으로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이후 600년 가까이 사실상 정교회의 맹주 역할을 해온 러시아 정교회는 더욱 독립적 성향이 강한 교구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와 줄곧 충돌해왔다. 지난 2016년 정교회의 전체 종교회의 당시에도 러시아 정교회는 불참을 선언했고,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로마 교황과의 친선에 나서는 것에도 반감이 컸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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