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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도 단식했다…단식의 정치학, 명분과 실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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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8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관철을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연합뉴스

지난 2014년 8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관철을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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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곡기를 끊는 단식은 정치인들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이른바 ‘숙명’과 같은 존재다. 당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철학이 관철되지 않을 때 단기간에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이유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서 선거제 개혁을 두고 단식 농성에 들어간 지금, 역대 정치인들의 단식 농성과 그 명분을 돌아봤다. 이 같은 ‘단식 정치’의 역사는 군부독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식투쟁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단식투쟁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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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 “협상은 없다. 난 죽기로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983년 전두환 정권에 맞서 23일이나 곡기를 끊으면서 단식은 가택연금 해제로 이어졌고 이는 민주화 투쟁의 기폭제가 되면서 직선제 개헌의 발판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단식을 이어갈 때 △구속 인사의 전원 석방과 해금, △해직 교수 및 근로자와 제적 학생의 복직, △복교, 복권, 언론의 자유, △개헌 등을 요구했다.

결국, 전두환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을 서울대학교병원 특실에 입원시키고 치료를 받게 했지만,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

당시 그는 “협상은 없다. 난 죽기로 했다”는 말을 했고, 이 소식을 들은 김수환 추기경 등이 찾아와서 간곡히 설득하면서 결국 단식 투쟁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으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단식으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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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총재실에 자리 깔고 단식…정치사찰 중단,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 요구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평민당 총재 시절인 1990년 정치사찰 중단과 지방자치제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며 13일 동안 단식을 이어갔다.

당시 그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평민당사 9층 총재실에 자리를 깔고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8일째 “더는 밀폐된 공간에서 단식할 경우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의료진의 경고를 받아들인 김 전 대통령은 여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병원에서도 단식을 이어간 그는 단식을 시작한 지 13일 만에서야 끝냈다.

이후 정치권은 기초 및 광역 지방의회를 구성하고, 기초 및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시행한다고 합의했다.

2000년대 들어서 정치인들의 단식농성은 첨예한 정치 갈등 속에서 더욱 자주 등장한다.

◆ 김근태 “국민 심각하게 걱정”…한·미FTA 협상 중단 촉구

지난 2007년 3월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한·미FTA 협상의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그는 “국민은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지만 한미 FTA 협상은 짜여진 시간표를 따라 질주하고 있다. 그 결과는 참상이고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사흘간 단식하며 한·미FTA 협상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당시 한·미FTA는 단식 농성의 단골 소재로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 전원이 단식에 돌입했고 김 전 의장에 이어 천정배 임종인 의원도 불과 며칠 간격으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2016년 단식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사진=연합뉴스

2016년 단식 중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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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 문재인 당시 의원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박근혜 정부 들어선 집권 여당 대표가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초유의 일도 벌어진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항의해 단식에 돌입했다. 집권여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인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정치권에서 회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 단식 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014년 8월 당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을 37일째 이어가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만난 후 이날부터 9일간 동조 단식을 이어갔다. 그러다 같은 해 8월 28일 김씨가 46일간의 단식을 중단하자 함께 농성을 철회했다.

6일째 단식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째 단식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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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바른미래당 등 야권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한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지 11일 기준으로 엿새째다.

손 대표는 이날 단식을 풀 조건으로 “여야 3당 교섭단체가 확실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3당 대표들이랑 의원들이 무슨 자기 밥그릇 지키려고 단식농성하면서 예산 발목 잡기 한다는 식으로 (글을 써서)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단식을 이어갈 것을 분명히 했다.

민주평화당도 오늘(11일)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대로 각 정당에 전체 의석수를 나누고, 배분된 의석수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부족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워주고, 모자라지 않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채워주지 않는 제도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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