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고객 인한 피해 두렵다"
노쇼 방지 위한 '보증금'제도 신설됐지만 경기 불황탓 실효성 無
영문 모르는 소비자 피해 호소 ↑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20대 직장인 고진원(가명)씨는 여자친구와 크리스마스 이브 특별한 식사를 위해 지난 1일 대학로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인근에서 열리는 연극 공연까지 예매, 데이트 준비를 마친 후 안도하던 고 씨에게 지난 10일 급작스러운 예약 취소 문자가 도착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인 24일과 25일은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고 씨는 일주일도 훌쩍 넘은 시기에 통보 문자를 받아 당혹스럽다고 호소했다.
오는 24일과 25일 크리스마스 특수 시즌 예약을 거부하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명 '노쇼'(고객이 예약을 하고 취소하지 않은 채 제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미) 고객으로 인한 매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책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이 식당과 병원, 미용실, 고속버스 부문 10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쇼가 초래하는 사회적 손실은 직접비용만 4조5000억원이었고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8조원이 넘었다.
문제는 지난 2월부터 노쇼 방지를 위한 보증금 제도가 법적으로 허가됐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28일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 개정안'을 확정, 시행에 나섰다. 이 개정안에는 '소상공인 보호(노쇼 방지)를 위한 외식업 위약금 규정 개선'이 포함됐다.
하지만 다수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이 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 일식당을 운영하는 김정태(가명)씨는 "안그래도 경기 불황이라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매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예약을 원하는 고객에게 보증금 이야기를 꺼냈다가 발길을 돌릴까봐 두렵다"고 호소했다.
영문 모르고 갑자기 예약을 취소ㆍ거절당하는 고객들은 당혹스럽다. 직장인 최용훈(33)씨는 "아예 식당 예약을 할 수 없게 돼 중요한 날을 망치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며 "노쇼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예약서비스를 통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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