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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도심에서 캐는 금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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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광산에서 전자쓰레기를 해체해 뽑아낸 금의 일부. 순도가 99%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진=The Global E-waste Monitor 2017]

도시광산에서 전자쓰레기를 해체해 뽑아낸 금의 일부. 순도가 99%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진=The Global E-waste Monito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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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난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발간한 '2017 광물자원 개요(Mineral Commodity Summaries)'에 따르면 세계 천연자원 매장량이 바닥나는 시기는 2100년입니다. 향후 80년 정도가 지나면 지구상에는 천연자원이 한톨도 남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일부 금속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휴대전화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금속인 금의 채굴 가능기간은 18.7년에 불과합니다. 은 20.9년, 철 57.2년, 구리 38.5년 등 주요 금속의 매장량은 고갈 직전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자원 부족 문제를 도심에서 금속을 캐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휴대전화나 컴퓨터, 자동차부품 등 수명이 다하거나 버려지는 폐가전이나 산업폐기물 속에는 금, 은 등의 다양한 광물이 포함돼 있습니다. 도심 속의 광맥은 바로 버려지는 폐가전이나 산업폐기물입니다.

버려지는 폐가전이나 산업폐기물 속에 함유된 값비싼 금속과 희소금속을 추출해 산업원료로 재공급하는 산업을 '도시광산(Urban Mining)', 또는 '도시광산업'이라고 합니다.
도시광산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의 자원은 태워서 사용하고 나면 다시 사용할 수 없지만 금속은 제품으로 만들어져 형태가 바뀌어도 그 형질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1980년대 일본 도호쿠대(東北大) 선광제련연구소의 난조 미치오 교수가 도시의 이런 폐자원에서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것을 '도시광산'이라고 부르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도시광산의 인기 품목은 폐가전인데, 그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폐휴대전화입니다.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는 전체 무게의 40% 정도가 금속으로 이뤄져 있고, 무려 27종의 금속이 사용됩니다. 폐휴대전화 1대에서 회수 가능한 금속은 금 0.004g, 로듐 0.002g, 은 0.2g, 구리 14g, 팔라듐 0.02g, 코발트 27.4g 등입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소 3000원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폐휴대전화 1대에서 이 만큼 추출할 수 있으니 모으면 상당한 양이 됩니다. 폐휴대폰 1톤(t)에서는 금 400g, 은 3㎏, 주석 13㎏, 니켈 16㎏, 리튬 5㎏ 등이 추출됩니다. 폐컴퓨터 15대에서는 금 1돈(3.75g)이 추출되고, LCD 패널에서는 344g의 희소금속이, 일반 가전제품 모터에서도 335.4g의 희소금속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1대에 함유된 희소금속은 4.5㎏이나 된다고 합니다. 국내 자동차 1800만여대에 포함된 희소금속을 모두 합하면 8만2000t에 달합니다.
버려진 폐휴대전화 1대에서 뽑아낼 수 있는 희소금속의 가치는 최소 3000원이 넘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버려진 폐휴대전화 1대에서 뽑아낼 수 있는 희소금속의 가치는 최소 3000원이 넘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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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광물은 폐건전지입니다. 폐건전지는 그냥 버리면 땅과 지하수를 오염시키지만 따로 모아서 재활용하면 면 추출할 수 있는 금속의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폐건전지에서는 망간, 아연 등과 세라믹 벽돌 착색제나 투수율이 높은 바닥 벽돌 등을 만들 수 있는 금속도 추출됩니다. 폐건전지 1만t으로 1700t의 망간과 2000t의 아연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폐건전지 발생량은 약 1만6000t 정도지만 고작 7% 정도인 1066t 정도만 재활용된다고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폐건전지 1t이 4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매년 567억원 정도는 그냥 버려지는 셈입니다. 환경오염은 별도 문제로 보더라도 말입니다.

도시광산은 버려지는 전기·전자 폐기물을 광맥 삼아 원석 이상의 가치를 지닌 희소금속을 캐내 재사용하는 것입니다. 도시광산은 천연광산보다 100배 이상의 효율을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도시광산은 천연광산보다 60~95% 정도의 에너지를 절약해 금속을 생산할 수 있고, 재생산을 통한 부가가치도 5~10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자쓰레기 발생량은 연간 66만5000t으로 세계 15위 수준입니다. 1인당 배출량은 13.1㎏으로 세계 평균량 6.1㎏의 2배를 넘습니다. 연간 전자쓰레기량을 도시광산의 자원가치로 환산하면 50조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천연자원이 고갈되면 땅속에서 캐는 금속이 들어가는 제품은 생산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금이나 은이 없어 휴대전화를 생산할 수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도시광산의 발전이 자원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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