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 또 언급…김동연 "사회적대타협 필요"

이임식 없이 이임사만 남겨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지도층 희생과 양보 절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10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홍남기 신임부총리가 임명되면서 문재인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한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임사에서 "경제에 있어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기득권을 허물어야 하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러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말을 꺼내 관심을 받았는데 이임사에서 또다시 이를 언급한 것이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가 혁신성장을 추진하면서 공유경제, 광주형 일자리 등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핵심정책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했다. 김 부총리는"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다"며 "기득권을 허물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고는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언론, 노조, 대기업, 지식인들도 동참해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김 부총리는 "재임 중 가장 노심초사했던 부분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였지만 일자리가 많이 늘지 못했고 소득분배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면서 "경제 운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재부 직원들에게는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정책적 상상력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우리 경제ㆍ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력했고 거시경제 안정적 운영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과 기업 구조조정에 신경을 썼다"면서 "이런 노력으로 구조개혁의 모멘텀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저는 평범한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며 "제 인생의 또다른 '유쾌한 반란'을 향해 간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고도 했다.

홍 신임 부총리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는다. 문 대통령은 홍 후보자에게 경제활력 제고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