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20대, 용돈 부족으로 먹거리 구매 부담
프랜차이즈 두끼·빙그레 바나나맛우유 가격인상 예정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등학생인 김민지(17) 양은 가격은 저렴한데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를 좋아한다. 그러나 앞으로 자주 먹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최근 두끼를 방문했다가 벽에 붙혀져 있는 가격 인상 안내문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그는 "내년부터 1000원이나 오른다고 하니 다른 곳으로 가야되나 고민된다"며 "학교 인근 분식집의 라면, 김밥 가격도 올랐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너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식품물가가 그야말로 고공행진중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가격인상 소식이 들려온다. 1년내내 가격인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내년 초 바나나맛우유류(단지 용기 가공유 전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의 마지막 가격인상은 2013년으로 내년 인상될 경우 6년만의 인상이다. 빙그레는 "지난 기간 동안 여러 인상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으나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농심은 새우깡·양파링 등 스낵류 54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출고 가격 최대 인상률은 9.1%에 달한다. 이에 따라 편의점 등 유통 채널들에서 새우깡과 양파링 등의 판매가격이 평균 100원정도 올랐다. 팔도도 최근 컵라면 왕뚜껑의 값을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올렸다. 인기 메뉴인 비빔면도 4.7% 가격이 올랐다.
우유와 아이스크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8월 서울우유가 리터당 우유 가격을 80~90원 올린 데 이어 남양유업도 4.5% 가격을 인상했다. 수퍼마켓에서 파는 해태제과 부라보콘과 롯데제과 월드콘도 최근 가격이 200원 올라 1500원이 됐다.
대형마트의 매장 직원은 "잘 팔리는 주요 과자들 가격이 최근 다 오르는 추세"라면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주요 가공식품은 가격이 다 올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식업계도 가격인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12월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했다. 전체 70개 제품 중 14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10% 올랐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는 내년 1월1일자로 가격을 인상한다. 뷔페(무한리필) 콘셉트인 두끼는 "고객의 편의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원재료의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해 부득이하게 내년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성인 기준) 1인당 가격은 7900원에서 8900원으로 12.7% 오르고 학생은 6900원에서 7900원으로 14.5% 인상된다. 소인(7세 미만)의 경우 3900원에서 4900원으로 25.6% 높게 책정된다.
이 같은 식품·외식 물가 인상은 용돈이 부족한 1020세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 일자리에서 밀려나거나 근무시간이 줄고, 알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현실에서 치솟는 물가는 더욱 가혹하게 체감될 수 밖에 없어서다. 더욱이 사상 최대 실업률로 청년층 부채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취약 계층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시행된 제도가 이들을 옥죄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중구에 사는 대학생 김진수 씨는 "가공식품값 대부분이 올랐는데 특히 자취생의 필수품인 즉석밥이나 즉석식품 등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최근에 우유와 즉석밥, 김치, 햄 등을 구매했는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5%가량은 더 지출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부모님과 같이 사는 대학생 고은영 씨는 "취업 준비 때문에 알바할 시간이 없어 부모님께 카드를 받아 생활한다”면서 “당장 부모님도 힘들기 때문에 한 끼에 7000~8000원 하는 밥을 사먹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혼자 자취하는 대학생 김지호 씨는 "자주 시켜먹던 치킨 한마리 가격은 2000원씩 올라 1만원이 넘고, 2000원가량의 배달비가 붙는다"면서 "일반 식당은 1인분 배달은 안되고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하는데 순두부·된장찌개 등의 가격이 최근 1000원씩 올라 8000원에 달해 주문횟수를 많이 줄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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