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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인사 관통하는 '신상필벌'의 원칙

최종수정 2018.12.07 11:03 기사입력 2018.12.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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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 재상인 제갈량은 출사표에서 '척벌장부 불의이동(陟罰臧否 不宜異同)'이라고 했다. 공이 있는 자에게 벼슬을 올리고 나쁜 일을 한 자에게는 벌을 내리는 일은 그 착함과 악함에 따라야 하는데, 그것을 지위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는 국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힘은 신상필벌로 부터 나온다는 뜻이다.

2018년, 4대 그룹 사장단ㆍ임원 인사에서도 이 원칙은 지켜졌다. 최고의 실적을 올린 경영진에 대해서는 승진을 통해 확실하게 보상하는 성과주의가 4대 그룹 인사의 공통점이다. 아울러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조직을 흔들 경우 미래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감에서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그렇다고, 4대 그룹 경영진 인사가 천편일률적이지는 않다. 오너 철학에 맞게, 그룹 특성에 따라 독특한 색깔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9 정기 사장단ㆍ임원 인사를 통해 '기술 초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의 24년 반도체 아성을 무너뜨리고 세계 1위 기업으로 오르는데 1등 공신을 한 김기남 DS부문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올 3분기까지 반도체부문은 36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삼성전자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은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10년간 200조원을 쏟아부으면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전문가들을 빼가는데 혈안이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 발표와 함께 반도체 임직원에게 최대 기본급의 500% 수준의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DS사업부 임직원들은 내년 초 연말 성과급(PS)까지 받으면 연봉의 75%를 '보너스'로 받게 되는 셈이다.

LG그룹은 4세 경영 시대를 맞아 외부로 부터 새로운 피를 받았다. 지난달 말 구광모 총수 체제 첫 인사에서 순혈주의를 깬 것이다.

㈜LG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영입했다. 김형남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으로,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이 상무로 각각 들어왔다. 재계에서는 미래사업준비, 실용주의 전략 마련을 위해 보수적인 LG가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와 함께 미래준비에 방점을 두고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면서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함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과감하게 바꿨다. SK하이닉스 신임 사장(CEO)에 이석희 사업총괄을, SK건설 신임 CEO에 안재현 글로벌Biz대표, SK가스 신임 CEO에 윤병석 Solution & Trading부문장을 각각 내부 승진시켰다. SK종합화학 사장에는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이 승진 보임됐다.

특히 40~50대의 젊은 임원들을 전진배치, 세대교체를 이뤘다. 신규 선임 임원 112명의 평균연령은 48세다. 이 중 53%가 70년대 출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조기 인사 카드를 통해 인적 혁신에 나선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사실상 인사권을 장악한 현대차그룹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정기 인사를 앞당긴다.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정 총괄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그룹 부회장 6명 가운데 최소 1~2명이 퇴진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에서는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김용환ㆍ양웅철 부회장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부회장으로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그룹의 최대 전략 시장인 중국사업본부에 대한 전면적인 세대 교체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미국ㆍ인도 등 해외 사업 부문 책임자를 모두 바꾼 바 있다.

현대차그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정 총괄 수석부회장의 인사 키워드는 올드보이의 퇴진과 인적 혁신이 될 것"이라며 "실적 부진으로 승진 폭은 예년 대비 줄어드는 대신 문책성 인사가 뒤따를 수 있다"고 전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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