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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꼰대, 성희롱, 갑질…‘2018 송년회 설명서’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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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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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해를 한 달도 채 안 남긴 요즘 송년회를 보내고 있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 가운데 일부 직원들은 이른바 ‘2018 송년회 설명서’를 챙기기 바쁘다. 여기에는 올해 각종 사건·사고로부터 비롯된 꼭 지켜야 할 에티켓이 빼곡하다.
먼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에 휩쓸리지 않게 서로 조심하자는 직장인들이 많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한 기업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에서 강사는 특히 부장 등 관리자를 대상으로 부하 직원이 보내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가슴 설레지 말자는 취지의 교육을 했다.

교육 내용을 보면 한 기업에서 회식 후 부장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잘 들어갔나”라며 무사 귀가 체크를 했는데, 한 여직원이 이모티콘 하트와 함께 “부장님. 잘 들어갔어요. 고맙습니다♡”라고 보냈다.
회식 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하트 표시를 본 부장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해당 여직원을 직원 이상의 의미로 생각하기 시작해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자칫 ‘미투’ 상황으로 번질 수 있던 이 사례는 송년회를 맞이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자하고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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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회식 장소에서 ‘자리 배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최근 한 기업은 ‘연말 송년회 성추행 예방 교육’을 했는데, 교육 내용 중 “회식 중 남녀가 붙지 않게 테이블을 가운데에 두고 서로 마주 보는 미팅 대열로 앉자”, “회식 후 집에 갈 때는 남녀가 택시를 같이 타지 마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회식 중 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접촉을 애초에 막자는 취지다. 집에 갈 때 남녀 직원이 택시를 같이 타지 말자고 하는 것 역시 같은 취지다.

또 일부 기업은 최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이 회식과 워크숍에서 보인 각종 갑질로, 송년회 자리에서 작은 실수 하나로도 구설에 오를까봐 송년회 장기자랑 등 각종 행사를 아예 취소했다. 이 역시 애초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막자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상사들도 있다. 적어도 한 해를 보내는 송년회 자리에서만큼은 부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는 취지다.

꼰대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권위적인 사고를 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일종의 금지어로 알려진 말들은 “올해 몇 살이지?”, “어려서 아직 모르겠지만”, “다 너 잘되라고 내가 충고하는 거야” 등의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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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술을 못 먹는 직원에게 ‘술 강요 금지’, 회식은 무조건 9시 종료인 ‘9시 회식 종료’, 또 다른 술자리로 이동하지 않는 ‘1차에서 종료’ 등의 규정도 있다.

한편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6명은 송년회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8 송년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9.4%가 송년회 참석이 부담된다고 밝혔다. 해당 설문은 지난 11월26일부터 28일까지 인크루트 회원과 두잇서베이 패널 총 3,05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자 중 직장인은 53.3%(1,629명) 포함되어 있었다.

응답자들은 송년회가 부담되는 가장 큰 이유로 △분위기 자체가 불편함(1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두 번째로 △음주 강요(16.8%)를 꼽았다. 이어 △경제적 여유 부족(14.6%) △불편한 사람이 있어서(11.1%) △시간적 여유 부족(9.4%) △장기 자랑(7.6%)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송년사, 신년사 등 멘트 준비 부담(7.0%) △사내 정치 풍경에 대한 거부감(7.0%) △드레스코드(4.9%)△교통체증(4.5%) 등 다양한 이유로 송년회가 부담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아예 송년회를 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송년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모두 만족하는 송년회를 보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어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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